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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러닝 노트

나는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일까

김주환의 『회복탄력성』에서 느끼는 불안과 충격, 해결방안까지

by 김성일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곤란한 일을 겪는다. 자잘한 어려움부터 삶의 방향을 바꾼 굵직한 고난의 순간까지. 내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은 무엇일까. 어떻게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렀을까.


2011년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버지는 온화한 분이었지만 나와 대화다운 대화는 별로 없었다. 당시 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상태였던 나는 상당 기간 현실감을 잃은 듯 멍하게 지냈다. 힘든 시간을 견디며 차츰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게 됐다. 산골 출신 6남매의 장남으로 고난을 헤쳐온 아버지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직장에서도 몇 달 후 새 일을 맡으며 회복기에 들어섰다.



나의 회복탄력성은 어느 정도일까


김주환 교수의 『회복탄력성』(2011)을 읽으면서 여러 번 놀랐다.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이다. 성공에 대한 강한 집념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음’에서 나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훈련으로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의 통계는 만만치 않다. 조사 결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사람들과 깨지기 쉬운 사람들의 비율은 대략 1:2 정도라고 한다. 회복보다 좌절하는 사람이 배로 많다는 것이다. 책에는 회복탄력성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문항표가 있다. 나는 어땠을까. 상위 20%는 아니지만 비교적 높은 편으로 나왔다. 놀라웠다. 아버지가 떠날 즈음이라면 결과는 아마 최하위권이었을 것이다.

돌아보면 나는 퇴직 이후 정신 건강이 크게 좋아졌다. 현역일 때 앞만 보고 달렸어도 마무리할 무렵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지금은 주어진 현실을 수용하며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자신을 알아가는 데는 글을 쓰는 게 중요했다. 아내와 함께 대화하며 보낸 시간도 큰 도움이 됐다. 아내는 나를 요가와 필라테스, 평생학습관으로 이끌었다.



충격적인 남자들의 공감 능력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남녀 간의 ‘공감 능력’ 차이 부분이었다.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감정 상태를 잘 읽어내는 능력이다. 매사 상대방 관점에서 대신 경험하는 느낌이 있어야 가능하다. 회복탄력성에도 필수적이다.


남녀 간 차이는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타고난 약점인 줄은 몰랐다. 남자는 아예 대인 커뮤니케이션 담당 뇌 부위가 많이 깎여나간 상태에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공감 능력이 여자보다 떨어지는 건 당연하고 대신 공격 성향이 높다는 게 연구 결과라고 한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친구들을 돌아보니 더 실감 나게 다가온다.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려면 여자는 불만이나 감정의 변화를 되도록 구체적인 언어적 메시지로 전달해줘야 한다. 또한 남자는 상대방 표정 읽기에 있어 여자보다 훨씬 둔감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혹시 여자가 갑자기 화를 내면 “아, 내가 상대방의 감정 변화를 미처 몰랐나 보구나”하고 반성해야 한다. 서로 공감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법이다.(186쪽)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하고도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긍정적인 정서’ 를 단련하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행복이 능력이며 우리는 행복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행복감이나 불행감은 전염성이 강한데, 스스로 노력을 통해 행복감을 높이고 타인과 나누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결방안은 ‘긍정심리학’과 연결된다. 자신의 약점보다는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부부관계, 직장의 상하 동료관계 등 사회생활 전반에도 적용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의 요소인 대인관계능력을 높이는 데에도 유용하다.


뇌의 긍정성을 높여주는 확실한 방법으로 저자는 2가지를 추천한다. 마음에 좋은 습관으로 ‘감사하기’, 몸에 좋은 습관으로 ‘운동하기’다. 당연한 듯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강력하다. 다만 지속적으로 해나가지 못할 뿐이다.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어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지속하기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그분의 삶과 나와의 관계를 깊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아버지를 차츰 이해하게 되면서 나 또한 다가가려 노력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내가 아버지로서 30대를 앞둔 아들을 생각하게 된다.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 내가 나눠야 할 마음이 무엇인지를 자주 떠올린다.


이렇듯 내 안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걸 실감한다. 특히 감사하기와 운동하기는 일상의 루틴이 될 수 있게 꾸준히 실천하려 한다. 심신의 건강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게 회복탄력성에는 필수적이다. 어떤 것이든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 표지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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