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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Jan 16. 2022

돈 많은 애인은 언제 만나나

12말 1초

지금 사주카페와 점집은 최고 대목이다.

신년 운세 보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유명 사주카페는 기본 2시간이 웨이팅이라고 한다.


예전에 사람들은

집안의 대소사에 운명을 만나듯 두근두근

문을 노크했다.

사주, 궁합, 팔자, 택일, 작명, 결혼, 이사, 개업...


인생사 막힐 때는 다 이유가 있지.

애정운 금전운 사업운 승진운 자녀운 건강운

모두 궁금한 법이다.


아직 젊은 시절

술 한잔 마시면서 친구들은 웃으며 말했다.

내 복은 대체 어디에 붙어 있나

돈 많은 애인은 언제쯤 만나려나

슬슬 한건을 올릴 때도 됐는데...


지금 사람들은

재미 삼아 본다.

운명도 미래도 

카페에 들르듯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두드린다.


이제는 내 말에 귀 기울여 줄

누군가를 찾는 것이다.

내 말에 맞장구쳐 줄 

무작정 내 편인 친구 같은 사람 말이다.


그들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고층 건물, 고층 아파트

사이사이마다 사라진 듯 어느 순간 나타난다.

도심의 가로에, 후미진 골목에, 시장 근처에서도

속삭이듯 우리를 맞는다.

예약 및 상담 24시간 가능

외국인도 상담 환영

K-팝, K-드라마에 K-점이 뜰지도 모른다.


두드리면 운명의 문이 열릴 것인지 궁금하다.


불안의 시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시대

우리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공감이 필요하다.

혼자라고 느낄수록 마음을 나눌 친구가 보고 싶어진다.

갈수록 빈 곳을 채울 뭔가가 그리워진다.


가끔 뉴스에서 접하는

금괴 상자를 꿈꾸는 건 아니다.

꼭 몇 십억 원짜리 복권 횡재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치, 일주일치 희망을 품는다.

그냥 팍팍한 하루를 이렇게 넘는 것이다.

희망이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겠나.


1등 당첨 14번으로 소문난

로또 명당 판매점에 줄이 길다.

저기 줄 뒤에 서 볼까,

아니면 우리 동네 사주 카페로 가 볼까.


가끔은 궁금하다.

대체 그 애인인지 귀인인지

어디에 있기는 한 걸까.

내 인생의 한건은 언제쯤이나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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