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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이거나 시적이거나
나를 사랑하는 법 2022
by
김성일
Jan 8. 2022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멸공
대기업 CEO의 인스타 글이 삭제당했다는 뉴스가 떴다.
폭력과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 위반설이 있었는데
다시 복구되었다고 한다.
불현듯 어릴 적 한 장면이 떠오른다.
현충일이나 6.25 즈음일까
1970년대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포스터를 그렸다.
단골손님은 머리에 뿔난 도깨비 형상의 공산당.
뙤약볕 아래 너른 운동장에선
궐기대회가 열렸다.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
짓궂은 친구는 내게 말했다.
타도하자 김성일
내 이름이 싫어졌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어쩐지 거울을 잘 보지 않게 된다.
사진도 잘 찍지 않는다.
여권 사진은 거의
10년쯤
되었을까.
내 얼굴에서 소년은 사라졌다.
부쩍 거칠어진 얼굴에 주름살과 흰머리는 늘어간다.
중장년의 카톡 프사에
꽃이나 산 풍경, 아이들 사진이 많은
이유일
까.
얼굴 사진 부자들은 부럽기도 하다.
2022년
새로운 한 해
한 살 더 먹는다는 걸 생각하며
나와 함께 하는 것들을 떠올린다.
하루를 시작하며 누구를 처음 만날까
.
거울을 무심코 보면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오래 보니 익숙하다.
그냥
일상처럼
자연스럽다.
변함없이 나를 지켜보는 친구 같다.
옷을 처음 사면
웬만하면 세탁해서 입는 버릇이 있다.
목 부근이 뻣뻣하면 대번에 신경이 쏠리고
까칠한 감촉을 유난히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하면 금세 피부 알레르기가 일어난다.
입다 보면 조금씩 몸에 붙는 것처럼
나중엔 자연스레 그 옷만 찾게 되듯이
걸치고 있어도
그냥 내 몸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아침마다 만나는
거울 속의 얼굴과 쯩 속의 이름이
오래 입은 옷처럼 어느덧 편해진다.
얼굴도 이름도
책임져야 할 나이가 폴새 지났다.
살다 보면
낯선 것들과 친해진다.
어떤 것들은 이미 나 자신이 되었고
몸속에 마음속에 시간을 따라 스며들었다.
얼굴에서 사라진 소년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일까.
나이가 들면서
잊고 있던 소년을 만난다.
그런 순간이 많아진다.
삶이란 이렇게 뭔가에 익숙해지는 것일까.
내 곁에
가까이 있는 것들이
모두 더없이 정겹다.
거울 속에서 늘 나를 바라보는
오랜 벗이자 동지 같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함께 해 주니 고마운 것들이 참 많다.
자신을 만나는 순간은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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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연구자
K컬처, 삶을 말하다
저자
어제보다 새로운 날을 위해 글을 읽고 쓰며 생각을 나눕니다. 지금 여기의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오늘도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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