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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Jun 12. 2022

나의 해방일지

-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두어 달쯤 됐다.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

정확히 말하면 '세 줄 일기'를 쓰고 있다.

일기라기보다는 메모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그날 언짢거나 아쉬웠던 일,

기분 좋았거나 감사한 일,

그리고 내일 집중해야 할 일을 한 줄씩 간단히 기록하는 것이다.     


세 줄 일기 쓰기는

2015년에 일본의 자율신경 전문가가 국내에 소개해 알려졌다.

세 줄에 불과하지만

글을 쓰는 동안 자율신경이 ‘회복탄력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긴장으로 곤두선 교감신경은 이완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멈춤과 휴식의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펜으로 종이에 쓰는 것을 권장하지만

매일 그렇게 하는 건 부지런해야 한다.

나는 겨우 스마트폰의 캘린더 앱에 기록하고 있다.

그마저도 잊고 넘어가지 않도록 저녁 9시에 알림 설정을 해둘 정도다.   

   

돌아보면

그간 브런치가 일정 부분 일기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내게 브런치는 1차적이고 개인적인 의미가 그 출발이었다.

나와의 만남과 대화, 생각의 정리와 표출 같은 것이다.     

물론 기록과 기억, 치유와 화해도 중요하고

타인과의 소통이나 공감, 인정이나 응원을 받는 의미도 크다.     


하지만 게을러서 그런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빈도는 보통 1주일, 아니면 2주를 넘어가기 일쑤다.

매일 하루를 돌아보는 것보다는

특정한 일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여유를 갖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분주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하다.

일기를 쓰면 내면이 단단해지는 장점이 있다고도 한다.

내 감정의 출구, 내 생각의 해방구를 가지면

자신감과 회복탄력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면 사회적 신뢰와 연대는 배가될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일지’가 그런 역할을 한 건 아니었을까?

‘아싸’들은 자신들이 만든 해방 클럽에서 해방 일지를 읽는다.

독백과도 같은 자신의 이야기는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울림을 만든다.

독백은 그렇게 경청으로 바뀌고 '추앙'이 되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만의 세계를 갖는 건

변화와 격동의 소용돌이에서 중심을 잡는 일처럼 중요하다.      

메모나 일기를 쓰는 일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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