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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이타임 Aug 03. 2022

아빠도 꿈 하나쯤 품고 산다

사랑 그리고 자유

 언젠가 아빠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아빠는 사진관 운영을 거쳐 유통업을 하며 물건을 납품하기도 했고 지금은 치킨집을 운영하고 계시지만 늘 힘들게 일하는 아빠가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아빠는 몇 년 뒤 치킨집을 정리하면 작은 카페를 차려서 차도 팔고 손님들에게 진로상담도 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빠도 꿈이 있었다는 사실에 흥미진진한 마음도 들었지만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빠의 삶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나도 아빠처럼 아빠가 된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 퇴근 후 육아를 하며 아이를 위한 시간이 늘어난 요즘,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내가 알려준 주간 일기 챌린지(주 1회 일기 쓰기)를 도전하고 있다.


 한주의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의 이야기엔 아들 태평이로만 가득 차 있다는 사실과 마주했다. 내 삶을 가득 채워주는 가족이 생겼다는 사실에 행복하기도 하지만 가정이 생김으로써 해야만 하는 일들과 책임감, 경제적인 고민 앞에 과연 하고 싶었던 대학원 공부도 마치고, 야심 차게 꿈꿨던 목표들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나약한 마음이  때면 나를 둘러싼 환경을 탓하고 싶어지지만 모든 것은 나의 의지에 달린 일이란   알고 있다. 시간이 없다며 미뤄두었고 피곤에 지쳐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허비한 나날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지친 마음을 부여잡고  틈틈이 읽고 기록한다. 1년, 3년, 10년까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하고 싶은 일들도 계획해본다. 나에겐 가정이 있고 앞으로의 목표엔 가족들이 함께 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원하던 삶이었으니까.


사랑할수록 마음은 자유로워진다.
소중한 것이 명확할수록 마음은 자유로워진다.
'사랑' 혹은 '자유'가 아니다.
'사랑' 그리고 ' 자유'다.

-다카하시 아유무, Love & Free-


 미래의 내가 나를 돌아보며 아이가 생겨서 하지 못했다거나 단념하는 일들만 늘어갔다고 후회하는 삶이 아니라 가족이 있기에 해낼 수 있었다고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회고할 수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훗날, 아들이 나만큼 자라 아빠는 꿈이 무어냐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말해야지.


아빠도 꿈 하나쯤은 품고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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