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 입
명절이면 전 부치는 일 만큼 꼭 하는 루틴이 있는데 바로 라면을 끓이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으로 오글거리기는 속을 달래는 데에는 라면이 최고다.
이번 연휴엔 너무 열심히 먹고 놀다 육아까지 한 탓일까? 갑자기 몸살이 났다. 하루를 꼬박 앓다 회복해 어김없이 라면을 끓였다.
아내에게 "같이 먹을래?"라는 달콤한 제안을 했지만 배부르다며 거절했다. 온 집안에 풍기는 라면 냄새를 외면할 대한민국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식탁에 냄비를 올려놓자 "나도 한 입만"하며 다가왔고 함께 밥까지 말아먹었다.
“음~ 맛있어!”
절대 아내에게 준 라면이 아까워서 쓰는 이야기가 아니다. 비록 라면 한 개를 끓였음에도 기꺼이 한 입을 내어줄 수 밖에 없는 마음을 쓴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한 입이니까.
사진 : <JTBC 멜로가 체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