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위한 라디오

안녕하세요! DJ식이타임입니다!

by 식이타임

대학시절, 여섯 살 터울의 동기 형이 있었다. 나이차가 무색할 만큼 우린 막역하게 인생 대화를 나누었는데, 한 번 이야기의 물꼬를 트는 날이면 아침해가 떠오를 때까지 멈출 줄 몰랐다. 우리의 주된 관심사가 '사랑'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형은 항상 6년 앞서 연마한 필살기를 전수해줬다. 대부분이 알아두면 쓸데없고 뻔한 방법들이었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비법 중 하나가 있었다.


바로, '한 사람을 위한 라디오.'


"이게 썸 탈 때 아주 기가 막힌 방법이지!"


마음에 드는 이의 고민을 들었을 때 뻔하디 뻔한 조언을 날리지 않기 위한 방법. 다소 무거운 고민도 무겁지 않게 만드는 신기한 효과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사연의 재물로 삼아 한 사람을 위한 라디오를 연습했다.


"20살 철없었던 방00의 첫사랑,

00이에게 전합니다. 싸이의 어땠을까! 내가 그때 널~ 잡았더라면~"

핵심은 선곡이다.


다소 아재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우린 재밌다고 밤새 웃으며 라디오를 주고받았다. 수많은 연습의 반복 덕분에 실전에 돌입할 수 있었다. 썸녀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을 때, 사랑하는 이에게 온전히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우리의 밤샌 연습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다.


여전히, 형도 나도 사랑을 꿈꾸고 있고

오늘도 어디선가 누군가를 위해 라디오를 준비한다.


안녕하세요! DJ식이타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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