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반찬이 필요한 아들

정성 가득한 당신

by 식이타임

"그냥 김치에 먹으면 되지 짜샤!"


'김치'하나만 있어도 밥을 쓱싹쓱싹 비벼먹는 아빠의 잔소리다. 나는 고기반찬이 없이는 밥을 잘 먹지 않는 까탈스러운 아들이다. 김치를 못 먹는 게 아니다. 김치만 있는 게 아쉬울 뿐. 다행히 성격 좋은 엄마가 있어 쫓겨난 적은 없다. "고기가 없어서 조금 먹는 거야?"라고 되려 엄마가 내 눈치를 살필 때도 있다. 이럴 때면 죄송하다.


사무실 사람들과 점심밥을 해 먹기 시작했다. 식당까지 가는 게 귀찮아 냉동도시락을 시켜먹었었는데 운 좋게 밥솥을 얻어 온 뒤로는 밥을 지어먹는다. 각자 집에서 가져온 반찬 몇 가지를 곁들인다. 소식을 들은 엄마가 반찬을 싸주셨다.


"아이고, 뭘 이렇게 또 싸주셨데요."


엄마 덕분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고기반찬과 평소 우리 집 식탁에 오르내리지만 나의 젓가락이 향하지 않는 김치들도 있었다.


"어머니 솜씨가 엄청 좋은데요?"


기분 좋으라고 해주시는 말인가, 아니면 정말인가. 내 젓가락은 엄마의 반찬으로 향했다. "맛있다." 맛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반찬이 우리 집 식탁에 오르내리고 있었다니. 고기만 찾느라 여태 몰랐다. 고기반찬이 없는 날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아빠처럼 채지를 넣어 밥을 비벼먹기도 했다. 고기반찬이 맛있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모든 건 엄마의 정성 덕분이었다.


오늘도 현관 앞에 엄마의 반찬이 놓여있다. 피곤하실 텐데 간밤에 반찬을 해놓으셨다.


"두 개 담아놨으니까 하나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어~"


엄마는 고기반찬을 고집하는 철없는 아들을 두었고

나는 퍽 정성스러운 엄마를 두었다.


내가 참 복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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