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하루짜리
어린 시절 집 근처 천변에서 뛰어놀 때가 많았다. 선선해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하루살이가 날아다녔는데 어찌나 많던지 실눈을 뜨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나를 괴롭게 하는 녀석들이었지만 애써 잡지는 않았다. 잡는 게 무의미할만큼 많기도 했고 '어차피 하루만 살 텐데'라고 생각했다. 하루살이는 하루보다 더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얼마 못 사는 건 똑같으니 참아주기로 했다.
어두운 마음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온다. 알 수 없는 불안감, 심심치 않게 찾아오는 외로움. 누군가에게 드러내기 힘든 마음들.
그럴 때마다 하루살이를 생각해본다. 나를 찌푸리게 만드는 감정이지만 고작 하루짜리 녀석이다. 하루짜리 불안함, 하루짜리 외로움이고 하루가 지나면 사라질 감정들이라고. 어두운 마음이 나를 잡아먹지 못하게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
하루라고 생각하니 견딜만했다. 어두운 마음들은 내 인생을 온통 뒤집어 놓을 것처럼 겁을 줬지만 하루를 넘긴 녀석들은 찾기 힘들었다.
길어야, 하루살이만큼 살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