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소통하기
우리집 고양이 무무는 보채기 왕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원하는 것(먹는 것과 노는 것)을 위해 마구 울어대기 시작했는데, 최근 병원 치레를 하고 난 뒤 더 심해졌다. 간호를 위해 약 보름가량 24시간 붙어 있었더니 응석이 늘어난 느낌이다.
오늘도 집에 들어와서 무무부터 챙겨준 뒤에 집안일도 하고 내 일을 하는데, 끊임없이 옆에서 울면서 자기를 보라고 부른다. 울음소리에 무무 이름을 부르며 반응을 하면 자기를 따라오라며 장난감을 넣어 둔 곳으로 나를 이끈다.
때로는 일부러 울음소리에 반응을 안 할 때도 있는데 그러면 굳이 근처까지 와서 내 눈을 맞춘 뒤 눈을 감으며 애석한 표정을 지으면 한 번 더 운다.
요 며칠간 보채는 게 심해져서 혹시나 어디가 아파서 우는 것인가 의심도 하고 있다. 이번에 무무가 크게 아프면서 사람의 말을 할 수 없는 반려동물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가족으로서 반려인끼리는 의사소통이 안 되면 다투거나 앙금이 쌓이고, 심한 경우 관계가 깨지는 정도이다. 하지만 반려동물과는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경우 심한 경우 생사가 바뀔 수 있다.
평소에 보는 고양이 카페와 유튜브 채널에서는 고양이와 의사소통 하는 방법으로 꼬리의 움직임이나 울음소리 등으로 고양이의 감정이나 원하는 것을 파악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뭔가 부족하다.
무무가 뭘 원하는지 얼굴을 보고, 표정을 보고 알려고 노력해보는데 쉽지는 않다. 아직은 시간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이번에 24시간 붙어있으면서 무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조금은 알아 들었다는 것이다. 턱을 긁어달라든지 물을 채워달라든지 등이다. 이건 지극히 사람의 관점이겠지만 무무가 내게 원하는 건 그렇게 다양하고 복잡하지 않다. 그러니 내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무무와 완벽히 교감할 수 있도록 더 바지런한 집사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