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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2

선택 : 내 자리를 만든다는 것

by 식물리에


시즌1보다는 밋밋하다는 평이 많았던 비밀의 숲 시즌2가 종영을 했다. 자극적인 요소가 많았던 시즌1에 비하면 시즌2는 용의 선상에 오른 인물의 수부터도 적었기에 그런 평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내게는 시즌2의 결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사람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며, 이에 대한 선택과 그 결과가 모두 다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이다. 특히 나에게 깊은 여운을 주는 선택은 한여진 경감의 선택이다.


한 경감은 몸도 마음도 편하게 일 할 수 있는 용산경찰서를 택할 수 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정보국에 남았다. 현장을 사랑하던 그녀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알 수는 없다. 이번 시즌2에서 다룬 수사권 다툼이라던지 현장이 아닌 곳에서의 경찰의 힘도 중요하다고 느낀 것일까? 아니면 최 단장의 커리어를 본인이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유는 무엇이든 극 중 내용이기 때문에 이유는 상관없다.


다만 나에게 한 경감의 선택은 뒤로 숨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선택으로 보였다. 자신이 진짜 원하던 경찰의 모습을 만드는데 누군가에 손에 맡기고 본인은 편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소 불편하고 고되더라도 직접 이상향의 경찰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다짐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다짐은 고스란히 현실 속 나에게 돌아왔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벌써 가을이 되었지만 지지부진하다. 왜냐하면 내가 고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저절로 술술 되는 시기가 아니다. 한경감처럼 나도 온갖 고생을 해야 하겠지만 나도 할 거다. 머리를 싸매고 몸을 굴려서 올 해를 그냥 보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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