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이가 없는 집, 알렉스 안도릴
책을 다 읽어갈 때쯤이면 늘 다음에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책을 찾다가 발견한 알렉스 안도릴의 아이가 없는 집. 처음 들어보는 작품이었지만, 현재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고 곧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된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방금까지 무겁고 어두운 책을 읽고 있었기에 가벼운 책으로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내가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시작되었다.
"내 핸드폰에 시체 사진이 있다."
주인공은 율리아 스타르크, 천재 탐정이다. 그녀에게 사건을 의뢰한 이는 목재 재벌 페르 귄터.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긴 페르는 자신의 핸드폰에서 시체 사진을 발견하고 율리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당연히, 첫 번째 의심은 자신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야 할 율리아는 전 남친이자 경찰인 시드니를 설득해 사건 해결에 동참시킨다. 그렇게 이들의 추리극이 시작된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 나는 아무에게도 추천하지 않을 것 같다.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마음속에 남은 찝찝한 흔적은 커져만 갔다. 이야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작가의 글 전개도 나름 매끄러웠다. 하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잘 읽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독자로서 기대했던 감정적 또는 지적 만족이 부족했다. 그래서 책을 추천해 준 사람에게 물었다. "어떤 점에서 이 책을 추천했나요?" 그는 머쓱하게 웃으며 사과했다. "이런 내용인 줄 몰랐네요."
특히 소설의 제목이 신경 쓰였다. 아이가 없다는 내용이 소설의 어느 부분에 맞춰야 하는지 소설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찾기가 어려웠다. 한국어판 제목은 아이가 없는 집이지만, 아이가 없는 장면은 단 한 번 나올 뿐이었다. 제목이 이야기의 중심에 맞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책으로 읽기에는 부족함이 강조된 작품이지만,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하니 그 점은 시각적으로 보완될 수 있지는 않을까. 모든 등장인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드라마로 제작되면 오히려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합적인 시너지가 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넷플릭스 시리즈로 나온다고 해도 책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찾아서 보게 될까. 모르겠다.
소설은 나쁘지 않지만, 내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