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호 Oct 02. 2024

새로운 재능이 세상에 나타났다

"공감은 재능이야." 


예전에 인터넷에서 등장한 한 문장이 무수한 사람들을 로그인하도록 만들었다. 


"다정함도 재능이야. 

 잘 배운 다정함이 좋다." 




사람들이 꼽을 수 있는 장점, 타인의 장점들을 나열하던 그 글에 엮인 댓글들 사이에 이 글이 나타났을 때, 반응은 뜨거웠다. 나도, 나도. 나도 그렇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다정함을 두고 재능이라 할 만큼, 다정함은 드문 특성이 되었다. 


어느 새, 사람을 표현하는 재능이라는 카테고리에 다정함이 들어가게 되었다. 어느 유명 강사가 그랬듯이, 우리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칭송하는 이유는 그것이 극히 드물고 귀한 가치이기 때문이듯. 이제 우리의 사회는 다정함을 찾아내는 것이 어려워 질 만큼 다정함은 발굴해 내기 귀한 재능이 되어 버렸다. 



다정한 사람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타인에 맹목적으로 휘둘리고 

감정적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할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지 타인에게 무조건적으로 동의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깊게 이해해주고, 상대방의 행동을 해하고 배려해 주는 것. 다정함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할 수록 다정함은 무시무시한 능력이었다. 



생각해 보면 공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환상적인 능력일까. 


멘탈 및 자기계발서로 유명한 미국의 한 작가는 자신의 책 속에서 한 연구를 언급했다. 그 연구에서 조사한 바로는 (비소설에 비해)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은 특히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며 소설 속 캐릭터의 감정 변화에 읽는 이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 이러한 독서생활을 통해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감정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능력이 닦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또 어느 학자는 말한다.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을 느끼는 것은 인지 장애의 일종일수도 있다고. 잘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내 것이 아닌 타인의 감정 때문에 내가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인지능력의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내가 아픈 것이 아닌데 고통을 느끼고, 내가 슬픈 것이 아닌데 울고, 내가 기쁜 것이 아닌데 웃는 것.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 아닐 수 있다. 


나의 이야기가 아닌데 내가 슬픔과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것은 생각해 보면 느끼면 안되는 감정을 나의 뇌가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내 몸의 아픔이 아닌데 아픔을 마치 내가 아픈 것처럼 나의 뇌가 슬픔을 마음에 흘려보내는 것. 그것은 말이 안되는 현상이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놀라운 능력이고 가치일 것이다.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 이것은 잘못되었다는 의미의 비정상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정상을 넘어선다는 방향에서의 의미인 것이다. 참기 힘든 시간의 노력을 통해 발달된 근육을 가진 사람이, 정상적인 형태의 몸이 아닌 발달된 근육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노력을 통해 발달된 능력은 모두 긍정적 방향으로 정상을 벗어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다정한 사람은, 타인에 공감을 잘 해주는 사람은 히어로가 아닐까. 슈퍼맨이 슈퍼-맨이라면 다정한 사람은 그 다정함으로 이미 슈퍼-한 것 같다. 이들의 슈퍼함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시간을 멈추고 달리는 그런 초능력은 아니다. 하지만 내 앞에 앉은 다정함의 능력자들은 내 마음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감정을 이끌어내 토닥여 준다. 


무너지는 다리를 받쳐 사람을 구하고, 떨어지는 자동차를 받아내고, 지구로 달려드는 소행성을 부수는 것이 초능력 히어로의 능력이라면, 무너지는 마음을 떠받치고, 추락하는 감정을 되잡아 올리고, 스스로를 부수려 드는 감정을 다잡아 주는 것. 다정함의 능력자는 정신세게에서의 세상을 구하고 있었다. 



다정한 사람을 만나면, 

환호라도 해줘야 겠다. 


(고마워요. 고마워.) 

(네가 세상을 구하고 있어. 고마워.) 

매거진의 이전글 "친구들과 잘 지내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