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2월
바뀌는 계절이었다
천천히 식어가던 기억처럼
각별하던 따뜻함
아흔 셋 할머니는 딱딱해졌다
깃발 다섯 개
화환 아홉 개
작은 장례식장
이름 모를 친척들
여든에 글을 배운
당신 혼자 뱉은 숨들이
나와 누나와 나를
합친 숨보다도 많았다
나는 계속
당신의 숨을 이어 쉰다
호상이 어디 있냐
다시는 못본다는 건
죽도록 슬플 뿐이다
연규옥 장례식, 조융
# 현대사회 생존자 :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서사 속에서 철학으로 살아남는 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