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같지만 다른’ 것은 무엇인가요?
날은 길어지고, 햇볕도 조금씩 따가워진다.
그런데 나는, 자꾸 봄을 떠올리고 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벚꽃이었다.
대학생 시절엔 중간고사와 벚꽃 시즌이 겹쳐,
그 시기를 저주하기도 했다.
물론, 나만 그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힘겨웠던 학생 시절이 지나고 나서는
저녁 식사 후, 밤 조명이 비추는
벚꽃을 구경하는 것이 우리 가족의 연례행사가 되었다.
맛있는 식사와 후식,
그리고 은은한 불빛 아래에서 바라보는 벚꽃.
그 자체가 내게는 ‘봄’이었다.
특히 작년 봄, 영국 출국을 앞두고 마주한 벚꽃은 유독 특별했다.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고,
‘이 벚꽃을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허무한 상상을 하며 혼자 감상에 잠기기도 했다.
영국에 와서는 벚꽃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생각보다 아름다운 벚꽃이 나를 찾아왔다.
한국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소박한 몇 그루의 영국 벚꽃나무.
그 아래서 지난날의 나처럼
친구들, 혹은 가족과 함께 웃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그 봄의 나를 떠올렸다.
영국에 정착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밤들,
‘엄마 없이 살 수 있을까’ 걱정하던 시간들.
그 모든 시간을 지나,
나는 이 낯선 나라에서
또 하나의 봄을 맞이했다.
잘 견뎠다는 벅찬 감정과 함께,
그 전의 따스한 봄이 떠올랐다.
엄마가, 가족이, 친구들이
파도처럼 가슴으로 밀려들었다.
다른 나라에서 같은 풍경을 마주하고,
다른 감정을 느껴보는 것.
그건 아프지만, 꽤 특별한 일이었다.
당신에게도 그런, 같지만 다른 것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