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움에 익숙해지기

당신에게 일상은 무엇인가요?

by silentmoonlight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리즈에 돌아왔다.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은 나를 변덕스럽다고 한다.


방학 때 한국에 갈지 말지,

졸업 후 이곳에 남을지 돌아갈지,

늘 망설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한국에서 돌아온 내게 친구들이 물었다.

“이번에도 마음이 바뀌었어? 그냥 한국으로 돌아갈 거야?”


나는 그저 웃었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공항에 내리던 순간부터

마음이 다시 흔들렸으니까.


한국의 일상이 그리웠다.

엄마와 함께 보던 드라마,

같이 쇼핑하며 고른 옷,

엄마가 챙겨 준 물건들.


모든 게 엄마로 가득해서

당장이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돌아온 방은 그대로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잠시, 이 곳이 낯선 공간 같았다.


마음은 아직 한국이었다.


지나치게 더웠던 한국과 달리,

리즈의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런데, 이번엔 그 차가움 속에,

묘하게 따스한 위로가 느껴졌다.


흐르던 눈물을 닦고,

마음을 추스르며

다시 식사를 챙기고, 밀린 청소를 시작했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괜찮아. 곧 이 일상이 다시 익숙해질 거야.”


나는 쉽게 흔들리는 마음이 부끄럽지 않다.


마음이 흔들린다는 건

내가 한국과 영국, 두 곳 모두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어른이 될 기회를 여전히

놓지 않았으니까.


이제는 이런 흔들림도

내가 나를 인정하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다.


이런 고민 속에서도 나는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오늘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당신의 일상 복귀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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