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관계란 어떤 의미인가요?
한국에서의 나는 사람에 지쳐 있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도,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외로우면서도,
아무도 나를 모르는 이곳의 생활은 오히려 자유로웠다.
사람은 참 모순적이다.
혼자를 원하면서도, 그 혼자라서 겪는 외로움을 아쉬워하니 말이다.
이곳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자연스럽게 관계의 ‘거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오랜만에 외국인 친구를 만나면 포옹이 자연스러워졌다.
반대로 대화를 할 때에는 한 번 더 조심스러워졌다.
나이를 물어도 될까?
결혼 여부는? 연애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자연스러운 질문들이
여기서는 너무 깊게 파고드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그리고 때로는
너무나도 예의 바른 톤과 서늘한 단정함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매일 연락하며 일상을 공유하던 습관에서 멀어져,
필요한 순간에만 연락이 닿는 관계는 처음엔 낯설었다.
우리가 친구가 맞나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적당한 거리감이 고마워지기 시작했다.
잦은 연락보다, 필요한 순간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지 않고,
필요할 때 곁에 있어 주는 사이.
너무 가깝지 않아 숨 쉴 수 있고,
너무 멀지 않아 외롭지 않은 사이.
한국에서 나는 ‘너무 가까운 관계’에 지쳤고,
이곳에서는 ‘적당한 거리’에서 위로받고 있다.
사람마다 편안함을 느끼는 간격은 다르다.
당신이 편안한 거리는 어디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