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앓는 밤

당신에게 ‘혼자’는 어떤 의미인가요?

by silentmoonlight

어느덧 우울해지는 영국의 겨울이 온다.

네 시 반이면 어두워지고, 비도 부슬부슬 내려

감기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크게 다치거나

심하게 아픈 적은 없었다.

물론 감기와 장염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가장 크게 앓았던 건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한여름에도 쌀쌀했던 작년의 리즈에서

한 달 넘게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아 방 안에만 갇혀 지내던 시간.

아픈 것보다 힘들었던 건 ‘혼자’라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도 잔병치레가 잦은 편이었기에

아픔 자체는 익숙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혼자라는 생각이

더 두려웠다.


한국에서 가져온 감기약으로 버티다가 약이 떨어져,

처음으로 영국에서 물에 타먹는 감기약과 항생제를 사 먹었다.

약을 사면서 신분증을 내밀던 순간,

신기하기도 했고, 해외 살이를 피부로 느끼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프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피하려 해도

아픔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아플 때마다 외롭지만

그 시간 속에서 오히려

이곳에서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는

온전한 외로움으로만 남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이렇게

천천히 어른이 되어간다.


당신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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