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
한국에서 나는 집을 사랑했다.
그래서인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 온 뒤로
내가 얼마나 약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햇빛이 나는 날은 기분이 맑아지고,
비가 오는 날은 우울해져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밤이 길어지는 겨울은 더 심했다.
돌아가기 전 마지막 겨울을 지내며
어떻게든 돌아다니기 위해 애쓰고는 있지만,
해가 떠 있을 때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다.
그래도 그만큼
사람은 생각보다 약한 존재라는 걸 느끼고 있다.
아무리 모든 걸 감당하고 싶어도
내려두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는 걸
또 한 번 경험한다.
그런데도
이 겨울마저 언젠가는 그리워지겠지
하는 마음이 먼저 앞선다.
당신이 무기력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