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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jonler Sep 27. 2018

<가위손>-‘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영화로 철학하기

<가위손>(1990)


감독 : 팀버튼

주연 : 조니 뎁, 위노나 라이더, 다이앤 위스트




   우리는 누구나 미완의 상태로 살아간다. 비록 겉으로는 가위손처럼 다소 혐오스러워 보일만한 외형의 미완이 아닐지라도 각자 하나쯤 미완의 부분을 안고 있고 그 미완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다만, 우리의 그 ‘다름’은 에드워드의 가위손처럼 숨기려해도 숨겨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스스로 그것을 숨길 수 있고 심지어 자신의 다름을 숨기는 방법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학습해 왔다.(방어기제)


   그 사회가 채택하고 수용하고 있는 이념, 외형 등이 기준에 조금만 벗어나면 장애로 규정되며 동시에 격리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어보이는 것에 계속해서 서툴 수밖에 없다.



“실수를 해서 당황하기도 하지만 예절이란 우리가 기대하는바를 알려주고 굴욕과 불쾌함으로 부터 우리를 지켜주지”


   에드워드가 자신을 만들어 낸 발명가로부터 사회성을 교육받듯이 우리 또한 그렇게 이 사회에서 남들과 다르지 않도록, 튀지 않도록 교육받고 획일화되어간다.

우습지 않은데 우스운 얘기라며 웃어야 한다고 가르치면 거짓웃음 짓는 것을 배운다. 또한 사회안에서 도태되지 않기위해 나를 숨기고 절제하는 법을 배운다. 나의 미완을 숨긴채 우리사회가 규정한 기준안에서 살아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사회성’이라는 그럴듯한 허울을 입고서. 그런 점에서 에드워드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은 다르지 않다.



   에드워드를 마을로 데리고 나온 ‘팩’ 은 에드워드에게 마을 사람들앞에서 너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고 따뜻하게 조언 해준다. 내내 에드워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에드워드의 자존감을 독려하느라 필요 이상으로 짧아진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그녀의 진심이 느껴진다. 그녀의 진심은 ‘다름’이 결코 수용될 수 없는 사회에서 이내 한계에 직면한다.


  팩의 딸인 킴도 에드워드에게 점점 마음을 열고 그를 향한 사랑을 깨닫는다. 그러나 다름이 용납될 수 없는 사회로부터 그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그가 죽었다’라는 말로 에드워드를 격리시키는 방법을 선택한다. 사회라는 커다란 구조안에서 개인이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격리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 도태되지 않기 위해 다름을 드러내지 않는 삶이 과연 온전한 여기, 지금,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다름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삶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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