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살이에서 워니가 쓴 편지
워니가 6세가 되어 1박 2일 *들살이를
어린이집 친구, 형님들, 교사들과 다녀왔다.
엄마아빠와 떨어져 하룻밤을 지내본 것은
5세 때 *터살이, 들살이,
6세가 되어 터살이를 다녀온 뒤 네번째다.
들살이에 씩씩하게 다녀온 워니가
엄마를 보자마자 소리친다.
워니 : "엄마, 나 엄마한테 편지 썼어!"
엄마 : "그래? 뭐라고 썼나 볼까?"
편지의 앞면에는 워니가 어딘가 계단을 올라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워니 : "엄마, 뒤에를 봐야지!"
워니가 말하고 교사가 받아적어준 글자가 보인다.
- 엄마아빠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워. -
엄마 : 이건 누가 해준 말이야?
워니 : 응, 엄마 내가 생각한거지.
엄마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
워니는 터전에 다니며 생일편지든 뭐든
엄마아빠에게 편지를 쓸 때면
이 말을 빼놓지 않곤 했다.
- 고맙다. 워니야. -
워니 : "엄마, 이거 뭔지 알아?"
- 엉마 -
순간 너무 찌릿했다.
엄마 : 워니야, '엄마'란 글씨 어떻게 알았어?
워니 : 내가 쓰고 싶어서 잘 기억했지!
엄마 : 어머, 정말? 너무 고마워 워니야.
가슴 찡한 너의 첫 '엉마'란 글자.
워니 : 아빠는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못 썼어.
엄마아빠 모두에게 쓰는 편지야.
아빠에게도 꼭 전해줘.
그리고 동생 와니와 논다며
거실로 뛰어나간 아이, 워니.
.
.
.
6세 아이가 엄마를 '엉마'라고 쓴 것에 감동하는 이 엄마,
참 주책일 수 있다.
하지만 한글 등 글자에 대한 인지교육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엄마를 쓰고 싶어서 아이가 엄마를 기억해내어 스스로 쓴 '엉마',
이보다 감동적인 편지가 어디 또 있으랴.
인지교육을 해주고 있지 않지만
아이들 마음은 이렇게 잘 자라고 있구나.
* 터살이 = 공동육아어린이집 터전 안에서 부모 없이 1박 2일 지내는 것
* 들살이 = 공동육아어린이집 터전 밖에서 부모 없이 1박 2일 지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