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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재범 Oct 06. 2019

혼자 제주_2

나는 왜 그 카페에 숨어들었나

제주까지 와서 한다는 게 고작 카페 앉아 있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마음먹었으나,

깨어 있는 동안 생각하지 않는 일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거울 앞에 내민 혓바닥처럼.


제주의 명소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그러나 하루를 마무리하러 가는 그 카페를 떠올릴 때만 좋았다.

성산일출봉과 사려니숲길과 만장굴과 용눈이오름, 비자림은 의무감이었다.

의무감은 장소의 가치를 흐렸다.


제주에서 얻은 것.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들른 그 카페.

카페의 그 자리.

그 자리에서 난생 처음 목격한 무지개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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