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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재범 Jul 29. 2017

은하 하나

길어야 백 년의 시간을 사는 존재가 억겁의 걱정을 떠안고 사는 행태가 우습다.

한 은하에 속한 별의 수는 인간의 수보다 많다.

은하의 수는 그 별의 수보다 많다.

 수를 세어보았느냐 묻겠지만, 세어보지 못하므로 많다.


그 많음 속에 나는 하나.

단 하나의 존재로 소주를 삼키다 단 하나의 존재로 사라진다.

나는 단 하나의 인간, 단 하나의 별, 단 하나의 은하.

헤아림이 무의미한 단 하나의 숫자.

지구 밖 거대함에 짓눌려 내 존재는 오늘도 지워진다.

우주는 '하나'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하나다.

나는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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