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야 백 년의 시간을 사는 존재가 억겁의 걱정을 떠안고 사는 행태가 우습다.
한 은하에 속한 별의 수는 인간의 수보다 많다.
은하의 수는 그 별의 수보다 많다.
그 수를 세어보았느냐 묻겠지만, 세어보지 못하므로 많다.
그 많음 속에 나는 하나.
단 하나의 존재로 소주를 삼키다 단 하나의 존재로 사라진다.
나는 단 하나의 인간, 단 하나의 별, 단 하나의 은하.
헤아림이 무의미한 단 하나의 숫자.
지구 밖 거대함에 짓눌려 내 존재는 오늘도 지워진다.
우주는 '하나'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하나다.
나는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