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인간

-그늘이 딱딱해

by 시인 이문숙


거기 어디야 물으면 산에서 말라죽은 가지 걷어내 (이거국산양말입니까) 뭐한다구 안 들려 (요즘도국산양말있어요)


망가진 딱새집 돌봐 (이가격에도인건비가나와요) 지금 바빠 나중에 (무단정차하면안됩니다) 여기 육교 아랜데 단속반 오기 전 양말 좀 사려고 (24시간감시카메라작동중)


딱새 둥지 돌봐(알낳는거근접촬영한다구나무를다잘라놨어)


그늘이 딱딱해 (한다발사가세요) 폭염 속 녹아붙는 상체 없는 발 마네킹 (검정양말은없어요)


있잖아 근데 딱새 둥지가 이상해 세탁소 철사옷걸이 사탕 껍질 플라스틱빨대들로 지었어


(새들이아픈것같아) 새 양말을 신으면 새인간이 될까요


(검정양말한다발들고) 뜬금없이 요즘 부쩍 때죽나무 아래 연못 백년 잉어들이 실명을 한대 그렇게 흰꽃 거기 독 있대


아래층 강아지 막심두 갑자기 실명을 했대 외출을 못한대 (양말한다발로부채질하며)


나 탈수 직전이야 당신 새인간 인면조야 왜 새 걱정이야 양말 사 말아 무슨 색 사 검정 말구 무슨 색 회색 살까 (날마다 새인간이 되려고 낑겨신는 꽈배기문양아)


주차 단속반이 우르르 쾅쾅

새인간이 새 인간일 줄이야

(양말은말할것도없이신상입니다)


땡볕 아래 졸도한 딱새의 경추를 압박하시오 당신은 의인입니다 뭐라구 당신 거기서 뭐한다구 떨어진 가지 걷어낸다구


딱새가 울지도 않는다구 자기가 낳은 건 줄도 모르구 알을 떨어뜨린다구 (곧단속반이단속) 뭐라구 뭐 안 들려


(그늘이 딱딱하다구 그게 뭔 말이야 그늘이 없다는 말이야 뭐야)


*김원숙, thir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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