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의 대화
매일 같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나라는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내 안의 목소리가 늘 한 마음 한 뜻은 아니어서 마음 속에서는 아주 종종 나와 나의 갈등이 일어난다. 가끔은 나와 내가 팽팽하게 맞서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그 팽팽하게 맞선 목소리들이 끝장토론처럼 이어지며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고요하지만 치열한 전쟁. 그러나 그 싸움 끝에 이기는 것도 지는 것도 결국은 나다.
마음의 목소리는 누구보다 냉정하고 또 누구보다 따뜻하다. 마음을 속일 수 없는 가장 두려운 상대이면서도 두 말 없이 가장 믿을 수 있는 내 편이기도 하다.
알면서도 덮어두고 싶은 나태함을 기어이 짚어내며 부지런 좀 떨어보라고 꾸짖기도 하고, 누구에게도 감춰낼 수 있었던 비겁함을 꿰뚫어보고 부끄러운 줄 알라며 충고하기도 한다. 힘들다고 위로를 바라면 어리광은 그만 두라고 가차없이 냉정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주저 앉아 울고 있을 때 그만 털고 일어나라고 손을 잡아 끌기도 하고, 나의 노력과 진심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때조차 가장 먼저 알아채고는 너 아주 잘 한거라고 자랑스러워 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서 나에게 믿음과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어쩌면 나를 가장 정확하게 바라보고 꾸짖는 것도, 나를 가장 존중하고 위로하는 것도 나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나와 나의 갈등이 일어날 때조차 마찬가지다. 무엇이 되었건 그 갈등의 끝에 서 있는 것은 결국은 나일 것이기 때문에 갈등의 골에서 잘 헤쳐나올 수 있도록 내 안에서 내는 목소리들에 집중해야 한다. 나를 꾸짖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것도, 나를 위로하는 것도, 결국 나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 사진은 날씨 맑던 날 공원에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