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니?

무의식이 보낸 메시지를 번역하는 방법

by 해날

보통은 꿈을 잘 꾸지 않지만, 가끔 강렬하게 기억에 각인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마치 누군가가 나에게 뭔가 얘기하고 싶어서 꾸게 만든 것처럼 생생해서 묘한 느낌이 든다. 깨어있을 때 멍하게 살다가 이런 꿈을 꾸면 혹시 무의식이 내 상태를 알려주려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럴 때는 해몽을 찾아본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이 언뜻 가능한 일일까 싶지만 생각보다 꿈에 대한 묘사도 자세하고 해석도 많이 있다. 누구에게나 신비롭게 느껴지는 영역이라 관련 정보가 아주 오랜 시간 축척되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정보가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걸 상상해 보면 꿈해몽은 은근 오래된 연구영역일 수도 있겠다.


꿈이 의식이 자고 있을 때 일어나는 일이니 무의식과 연결이 되어있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신기한 건 걱정거리가 많고 불안에 시달릴 때 개미나 거미에게 공격당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는데, 마약 중독자도 마약을 끊었을 때 개미가 온몸을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거다. 실제로 개미를 보는 환각 증세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한다. 온몸에 개미라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느낌이다. 개미 꿈을 꾼 적이 있는데 개미가 내 몸을 공격한 것은 아니었지만 불안이 온몸을 감싸는 불쾌했던 느낌은 꿈에서 깨고 난 후에도 기억날 정도였다.


한국의 꿈 해몽은 꿈에서 나온 인물, 동물, 물체의 상징성을 해석하는 것이다. 돼지가 나와서 똥밭을 구르며 즐겁게 놀다가 나에게 우르르 달려온다면? 아마 로또를 사러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ㅎ 꿈에 누가 나왔는지 무엇을 했는지가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일에 대한 상징이기에 이런 해석은 전부 나의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좋은 일이 생긴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서양권에서의 해몽은 조금 다르다. 마치 심리 상담처럼 '그 꿈을 꿀 때 너의 기분은 어땠어?'라고 꿈을 꾼 시점에 대해 묻는다. 꿈의 내용이 긍정적이라고 해도 내가 그 꿈을 꾸면서 슬픈 마음이 들었다면 꿈의 해석은 이를 반영하여 달라진다. 꿈을 인간의 마음(mind)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봤던 몇몇 심리학자의 이론에 기반하기 때문인 것 같다.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생긴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면 서양권에서도 예전에는 상징성을 얘기하지 않았을까. 그리스 로마 신화나 고전 소설을 생각해 보면 신의 계시 같은 것을 꿈을 통해서 받았던 것 같은데, 과학이 종교보다 중요시되는 사회가 되면서 바뀐 것 같다. 꿈 해몽도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지나 보다.


꿈은 바로 옆에서 자는 사람과도 공유하지 않는 나만의 영역이다. 마치 사전처럼 해몽을 찾아볼 수는 있지만 어차피 정답은 없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꿈은 아마도 나의 무의식이 소리치는 것일 테지만, 이상하게도 꿈과 해몽을 통한 나와 나 자신의 소통에는 번역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꿈을 꾸게 되면 한국어와 영어 해몽 둘 다를 찾아본다. 나의 현시점과 미래에 대한 다양한 해몽을 읽어본다. 그리고 맘에 드는 해석을 골라서 기억한다.ㅎ 신께서 내 무의식에 접속하셔서 메시지를 보내실 일은 없을 같으니 그래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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