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독가스처럼 퍼져서 해독제라도 먹어둬야 할 것 같다.
동네 시립도서관에서 하는 Learning Circle이라는 것에 참여하고 있다.
어떤 전문가가 와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퍼실리테이터가 각자 배울 수 있도록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고 체크해 주는 모임이다. 구글 AI 에센셜이라는 과정을 무료로 지원해 줘서 Coursera 플랫폼에서 예습 혹은 복습을 하고, 매주 모여서 내용을 같이 보면서 모르는 것은 질문하고 주제에 관련된 대화를 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나의 전문분야는 전혀 아니지만, 사람과 기술이 어떻게 함께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큰 나에게는 너무나도 재밌는 모임이다. 매주 목요일 도서관 지하 1층에 있는 다목적실 중 하나에 20명 정도가 모인다. 첫 주에는 스무 명 전원 참석했고, 둘째 주에는 2명이 결석했다. 3분의 1 정도는 은퇴하신 분들이고, 다른 3분의 1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나머지 3분의 1은 자영업이나 프리랜서여서 오후 1시에서 3시까지 시간이 나는 사람들, 그리고 대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님이 계신다. 시립 도서관은 인공지능 기술을 분별력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늘리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한다.
첫 번째 모임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모르면 소외될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마도 AI라는 단어가 AI 기술 안의 다양한 요소를 각각 대처하는 단어로 쓰여서 전부 AI로 통용되어 임팩트가 더 큰 것 같다. 인공지능이라는 말부터가 조금 이질적이기도 해서 더 위화감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시리도 AI,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프로그램도 AI, 제미나이도 AI, 내비게이션도 AI, 스마트폰은 AI의 집약체이니 AI라는 이제 단어에서 멀어지기는 틀렸다. 그래서 이 실체가 궁금해서 왔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다.
아마도 'FOMO: Fear Of Missing Out', 이 두려움을 말하는 것 같다.
사전에도 등록된 이 약어는 '다들 아는 흥미롭고 재밌는 것을 나만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말한다. 나만 모르는 거 아냐? 나만 뒤처진 거 아냐? 이런 두려움에서 만들어진 단어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세상이 생기면서 더 강하게 퍼진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개인주의 사회에서 이런 두려움을 갖는 것이 의아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소속감이라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필수이다. 내가 속한 사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지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성립이 되어야 하기에 FOMO는 어쩌면 개인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확률이 더 높은 감정이 아닐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지금 인공지능 툴은 아직 원시적인 상태라 사용자가 배워서 활용해야 하는 상태인 것 같고, 곧 사용자 편리성 부분이 개선되면 이렇게 배울 필요도 없이 활용하게 될 것 같다. 마치 DOS환경에서 윈도우로 넘어가듯이? DOS환경에서 키보드를 타닥타닥 키면서 컴퓨터를 작동시키던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보았지만, 곧 우리 모두는 버튼 하나를 눌러 화면을 켜게 되었다.
난 내 인생이 이렇게 변화무쌍한 역사책 속 시간들로 채워질지 정말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