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적 허우적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나도 저 물건이 갖고 싶다.
나도 저런 외모였으면 좋겠다.
남들과의 비교는 사람의 마음을 슬쩍슬쩍 지옥으로 데려간다.
비교의 대상은 무한대이기에 삶의 어느 부분이던 모두 도마 위에 올라가면 난도질을 당하게 된다.
스펙트럼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는 내가 가진 것을 부러워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적용해도 만족은 얻어지지 않는다. 내가 만든 기준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
어찌 됐건 나도 모르게 계속하게 된다. 쉽게 끊어지지 않는 것이 마치 중독 증상 같다.
... 문득 이 비교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확장시켜 상상해 보다가 갑자기 눈이 확 커졌다.
만약 비교의 생각이 들 때마다 그 상상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떨까?
나도 그렇게 살게 되고, 나도 그 물건을 갖게 되고, 나도 그런 외모가 된다면?
다양성은 훅 줄어들게 될 거고... 그러면 비교 대상이 점점 없어질 테니까 긍정적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래서 결국에는 한 손으로 꼽을 만한 선택지만 남게 된다면?
거기서 더 줄어서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흑과 백, 선과 악, 생과 사.
흠..., 인간은 이분법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 문제없지 않을까?
아름답다 vs 못났다.
부자이다 vs 가난하다.
다정하다 vs 무뚝뚝하다.
행복하다 vs 불행하다.
이런 항목들을 이분법에 따라 중간지점을 잡아서 딱 둘로 나누면, 아마도 난 못나고, 가난하고, 무뚝뚝 할 테니 지금과 달리 불행한 사람이 될 것 같다. 예/아니요 밖에 없다면 이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 자존감이 낮아서가 아니라 나의 메타인지가 높아서 알게 되는 사실이다.ㅎ)
갑자기 bell curve라고 하는 종모양의 보통의 분포도가 아주 맘에 든다. 찾아보니 '정규 분포 곡선'이라는데, 예를 들자면 빵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은 양끝에 있고, 좋아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눈에 보이면 먹기도 하고 가끔은 썩혀서 버리기도 하고 빵마다 호감도가 다르기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으로 몰리는 분포도를 말한다. 이렇게 이분법적이지 않은 세상에서는 중간에 몰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내가 그냥 OOO한 나로 존재해도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세상에서 난,
아름답지는 않지만 완전 못나지도 않고, 가끔 다정하고, 딱히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하다고 하기도 힘든, 불행하지는 않은 이상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설명되는 사람들이 많아서 외롭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