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에 질식사

지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by 해날

나도 모르게 정보에 잠식되어 버리면 나는 나를 구해낼 수 있을까?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이 있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흘러넘친다는 얘기일 텐데 요즘 보면 홍수의 수준이 아니라 그냥 물속에 갇힌 것 같다. 무서운 것은 내가 거기에 휩쓸려 어디론가 떠내려가는데 나도 어떻게 제어할 수 없는 파도가 자꾸 나를 덮쳐서 숨을 헐떡거리다 꼬르륵 가라앉는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데, 이 수많은 정보가 나를 먹어버리지 않을까?


근데도 도파민 시스템은 정말 망가진 건지 새로운 정보를 보고 또 본다.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언젠가 봤던 어떤 쓸모없는 내용이 갑자기 생각나서 날 놀라게 하기도 한다. 이런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면 다른 잡다구리 한 내용도 다 어딘가에 들어있는 것인가? 부분만 생각나는 정보도 있고 비엔나소시지처럼 주르륵 딸려오는 정보도 있다.


최근에 희한한 현상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어디선가 본 이야기'의 대부분을 다 알 것 같다는 거다. 영상들이 다양한 길이로 재생산되면서 겹치는 영상이 많아지는 건지...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보게 된 모두가 알고 있는 영상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든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게 돼서 이런 걸까? 한편으로는 이런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게 되면 힘들고 지쳐서 어느 순간 관심의 시선이 안에서 밖으로 가 아니라 그냥 안에 머무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상에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같다고 하니 그 다양성은 의외로 제한적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버전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정리가 끝나고 수집만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때가 되면 뭔가 도 닦는 마음이 되어서 다 소용없다며 내 마음에만 집중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에게 나밖에 없으니 이렇게라도 나 자신을 지켜보겠다며 마음의 평화를 구할지도 모른다.

아, 그래서 다시 아이처럼 변하는 걸까?


... 그럼 아이처럼 단순하고 이기적인 할머니가 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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