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나라에서 UX UI 디자이너로 일해본 경험 총 요약정리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에이전시는 제가 한 번도 일해본 적이 없어 경험이 살짝 다를 수 있습니다.
1. 대한민국 서울
장점
-(만약 대기업을 간다면) 현지 외식비, 물가에 비해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유럽 사람들의 외식 빈도수를 생각해보면 한국인이 월등히 많이 한다. 외식비는 한국보다 유럽이 훨씬 비싼 편이다. 특히 스웨덴 사람들, 3년 넘게 똑같은 바지 입고 다닌다. 이들은 바지가 '헤져야' 사는 것이지 그냥 재미로, 기분 삼아 쇼핑하고 이렇지 않다.
-고용 안정성이 높다. 사람을 자르고 해고하는 것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기업에서 구조조정 있다고 해도 유럽보다 빈도수가 적고 평균 근속 년수도 긴 편이다.
-세금이 적다. 소득세를 가장 적게 뗀다.
(스웨덴> 영국> 한국)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이라면 회사 내 동료와의 인간관계나 소셜 라이프가 유럽보다는 끈끈하고 다채로운 편이다.
-직원의 식사를 복지 차원에서 챙겨주는 회사가 많다. 한국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에 비해 밥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유럽 회사들은 사내 식당 카페테리아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어도 그래도 여전히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도시락을 싸오는 편이다.)
-상사들이 밥을 사주거나 아랫사람을 챙겨주는 문화가 있다.
-내 나라이기 때문에 언어 걱정, 비자 연장 걱정이 없다.
-입사 절차가 가장 신속, 정확하다.
단점
-입사 경쟁과 업무,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세 나라 중 가장 극단적으로 심하다.
-이직에 눈치를 주는 문화가 있다. 첫 회사에 3년은 기본으로 있어야 한다는 룰 등등.. 한 회사에 오랜 시간 충성하는 걸 좋아하는 한국과는 달리 유럽은 갑자기 이직한다고 해도 대부분 축하해주는 편이다.
-야근이 심하다. 워라밸이 좋은 직장도 있지만 많이 드물거나 입사경쟁이 세다. 아무리 워라밸이 좋은 직장이라도, 한국 사람들이 유럽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일 더 많이 한다.
-유연근무제가 있다고 해도 개인 시간 쓰기가 (아직도) 눈치 보인다. 재택근무가 유럽처럼 활발하지 않다. "4시에 아이 픽업해야 돼서 집에 가야 된다, 오늘은 병원 가야 된다, 아침에 아들 학교 시상식 보러 가야 된다 " 이런 이유로 회사 출퇴근을 앞당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직장 내 차별을 줄이려 노력하는 회사들이 많지만, 아직도 존재한다.
-직급과 나이에 따른 서열이 존재한다. 그래도 몇몇 스타트업들은 영어 이름을 쓰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유럽보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좀 더 잘 드러나는 문화인 것 같다. 필자는 몇 년이 넘게 알고 지내는 스웨덴, 영국 전 직장 동료들 나이와 대학을 어디 나왔는지 아직도 까맣게 모른다. 그래도 인간관계 별 문제없다.
2. 영국 런던
장점
-구직시장이 세 나라 중 가장 활발하다. 사람들의 직업 이동이 빠르며 그렇기에 취업 기회가 열려 있다. 외국인에게 가장 포용적인 도시 중 하나다.
(스웨덴은 대외적으로 외국인에게 열려있고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직접 살아본 결과 굉장히 외국인에게 폐쇄적이라고 느낀다. 이민 복지정책은 주로 시리아 난민 위주이며 순전히 일/학업을 위해 스웨덴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정책에 중심에 올라와있다고 느낀 적은 없다. 현지인 도움 없이 혼자 이민해 정착해 살기 가장 어려운 나라다. 영국도 이민은 힘드나 성공적인 이민 1세대 정착 사례들을 스웨덴보다는 훨씬 많이 찾을 수 있다.)
-신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개인이 일만 잘한다면 나이 상관없이 몇 번이고 승진과 보너스를 받을 수 있으며,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새로운 어플 개발, 트렌드 공유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진다.
-세 나라 중 가장 대도시인 만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인재들과 어울리고 일할 기회가 많다. 다국적 대기업들의 본사가 영국에 많이 분포해 있다.
-육아휴직,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직장 사람들의 기본 지식이나 이해도가 높다.
-직장 내 사생활 존중이 된다. 내 나이, 학교, 내 출신성분, 태어난 곳, 결혼 상태에 대해 원한다면 입 한번 벙긋하지 않아도 일 잘할 수 있다.
-눈치 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다. (미리 매니저에게 말을 해야 하긴 하지만 대부분 무조건 ok 해준다.)
단점
-대도시인 만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들과 입사경쟁, 업무경쟁을 해야 한다.
-세 나라 중 job security, 고용 안정성이 가장 약하다. 정규직이라고 해서 직업이 보장되고 이런 거 없다. 사람들의 직업 이동이 활발한 만큼, 잘리는 것도 쉽다.
-대도시 물가에 비해 월급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물론 여기서도 대기업, 다국적 기업을 간다면 정말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지만 입사가 흔치도, 쉽지도 않다. 특히 막 일을 시작한 신입의 경우, 런던의 높은 집값 때문에 월급의 40,50%를 집세로 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입사 절차가 어마 무시하게 오래 걸린다. 인터뷰만 하는데 최대 한 달에서 두 달이 걸리고 입사 전 레퍼런스 체크로 인해 또 한 달이 기본으로 걸린다.
스웨덴 스톡홀름
장점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직업군마다 크게 연봉이 차이 나지 않는다. (의사와 대기업 사원의 월급이 한국만큼 차이 나지 않는다.) 단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높은 연봉을 받기 힘든 대신 '어느 정도 괜찮은 연봉'을 특출히 뛰어난 인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워라밸 최강이다. 영국보다 평균적인 워라밸이 훨씬 좋다. 내 스웨덴 전 회사 프로덕트 오너는 감기 때문에 2주를 쉬고도 아무도 질책하거나 뭐라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가 드문 편이다. 일을 하는 스웨덴인의 70-80%는 노동조합(labor union)에 가입되어 있다.
-개인 사생활 존중이 잘된다.
-세 나라 중 가장 긴 휴가를 많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여름 7,8월 동안은 대부분의 스웨덴 직장인들이 한 달간 휴가를 간다.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1주-2주 정도 쉬는 편이다. 영국도 25-27일의 연평균 휴가 일수가 정해져 있지만 스웨덴만큼 길지는 않다.
단점
-(외국인이라면 비자가 있어도) 입사가 정말 어렵다. 인맥으로 연결되는 입사가 많다. 여기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한번 하려고 해도 대부분 인맥으로 채용이 이루어진다.
-직장동료들의 개인주의가 심하다. 일하고 난 후에 펍에서 맥주 한잔 하는 영국과는 달리, 대부분 일 끝나면 곧장 집으로 쌩 가는 것 같다. 대부분의 스웨덴인들이 내성적이라서 친구 사귀기가 제일 어렵다.
-월급의 대부분(30-50%)을 세금으로 낸다. 외국인도 예외 없다.
북유럽인 들은 어렸을 때 여러 가지 무료 의료, 교육 혜택을 받고, 일을 시작하면서 이 혜택을 세금으로 환원하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미 다 자랐고 일만 하러 간 외국인의 입장에선 내가 그 나라에서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 게 아니고서는 세금을 내는 만큼 혜택을 못 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외식이 너무 비싸다. 비싸지만 또 문제인 게 그 값을 못한다. 차라리 영국에 더 맛있는 식당들이 많다.
총 정리:
워라밸
스웨덴 (넘사벽) > 영국 > 한국
직업 안정성
한국> 스웨덴 > 영국
회사 내 스트레스
한국> 영국 > 스웨덴
세금
스웨덴> 영국 >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