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저희 아이도 동물이 나오는 책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돌고래 책을 자주 들여다보더라고요. 전에는 판다였고, 그 전에는 물고기였죠. 아이들에게 자연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호기심 대상이니까요. 식물이 나오는 책도 좋아합니다. 딸기, 토마토 같은 자기가 좋아하는 열매들이 나오면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재미있어하지요. 딸기에 씨가 있다면서 재미있어하던 어릴 때의 아이 표정이 잊히지 않아요. 새로운 것을 알고 신기해하는 아이의 표정은 너무 귀여우니까요.
제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 중에 하나가 아이들이 정보 책 읽기의 재미를 잘 모른다는 점이었어요. 정보책 읽기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새로운 지식을 알아간다는 점이고,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새로운 지식을 아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편입니다. 이것이 유지되어 초등까지 올라오지 않는다는 점이 늘 안타까웠죠.
취학 전 아이들이 이야기 책과 함께 다양한 정보책을 접하면서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재미를 지속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아이들과 정보책을 읽을 때 꼭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어요. 사실 저도 아이랑 읽을 때 자주 깜빡하는 것 중에 하나랍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재미있는 연구가 하나 있어요. 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책을 읽어주게 하고, 대화를 녹화해서 분석한 연구예요. 다른 것은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책의 종류를 다르게 하도록 했어요. 한 번은 이야기책, 한 번은 정보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 것이지요.
그렇게 아이와 부모가 나눈 대화 분석 결과! 이야기책을 읽을 때보다 정보책을 읽을 때 부모의 설명하는 말의 양이 훨씬 많았어요. 많은 부모들이 이야기책을 읽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아이의 반응을 자유롭게 받아주었지만, 정보책을 읽을 때에는 아이에게 정답을 묻는 좁은 질문 외에는 내용에 부연 설명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인 거예요.
이러한 부모와의 경험이 영향을 안 줬다고 할 수 없겠죠? 아이들이 클수록 정보책을 싫어하게 되는 이유는 정보책이 점점 어려워져서 일수도 있지만(이야기책도 점점 어려워지지요), 새로운 앎에 대한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독서 경험, 지식 탐구의 매력에 빠질 새 없이 부연 설명을 듣고 이해하느라 바빴던 것이 원인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어떤 반응을 하면 아이에게 정보책 읽기의 재미를 알게 해 줄 수 있을까요? 읽어주는 엄마, 아빠부터 '와, 신기하다!'라고 말해보세요. 그리고 '어떤 것이 재미있었어?' '새로운 것을 알게 되니까 재미있지?'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정말 쉽죠?
아이와 함께 읽는 전집은 딱 하나, 생물 사진이 많은 정보책입니다. 국내 그림책 시장에서 아이 수준에 맞는 정보책은 따로따로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이 전집은 저의 전집 처분 목록에서 살아남았지요. (전집에 구성책을 몇 권만 읽어주길 원하면 도서관에서도 쉽게 빌릴 수 있어요. ) 그래도 전집은 어차피 한 가지 종류의 책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다른 정보 그림책을 자주 검색하는데,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찾는답니다. 그 원칙들을 조금 소개해볼게요.
첫째, 정보책을 고를 때에는 이야기가 섞여 이것이 정보인지 이야기인지 헷갈리도록 만든 책은 정보책으로 고르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섞여 있으면 아이가 이야기에 집중하여 정보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추후에 난도가 높은 정보책을 읽을 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둘째, 본인이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읽게 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유아의 경우, 관심사가 좁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의 정보책을 접하게 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부모들 사이에 유명한 자연관찰 이외에 사회, 예술(미술, 체육 등) 등 최대한 다양하게 책을 찾으려고 하지요. 안타깝게도 유아들을 위한 정보책 시장이 상당히 좁은데, 그래도 요즘 초등학생을 위한 책들이 조금씩 출간되고 있어요. 그중에서 아이가 관심 있는 주제인 내용으로 일부분만 읽어도 괜찮습니다.
셋째, 최대한 최근에 나온 책, 적어도 5년 안에 나온 책을 고릅니다. 제가 '초등학생의 정보 텍스트 읽기'로 박사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정보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참 많이 받는데, 이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야기 책은 상대적으로 고전을 읽어도 크게 상관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보책은 시간이 지나면 그 정보 자체가 잘못되었을 때가 많아요. 그러므로 웬만하면 최신 그림책으로 선택하시는 것이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