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중학년과 함께하는 리터러시 교육
이제 가장 어려운 유형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읽고 싶지도 않고, 읽기도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아이들을 평균 수준의 문해력으로 높이고 싶다면, 초등 중학년 시기가 사실상 거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물론 중고등학교,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정말 진지하게 열심히 노력하고 읽으려고 애쓴다면 문해력을 상당한 수준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초등 중학년을 마지막 기회라고 하는 이유는, 그 시점부터 읽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평균적인 문해력에 다다르려면 너무나 많은 에너지와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들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과감함 3가지가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가르치는 사람의 에너지가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초반에는 아이가 책 읽기가 싫다고 울고 불고 난리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아이를 딱 붙잡고 하루에 30분은 뚝심있게 읽기 활동을 진행하세요. 지금 이미 독서가 너무 싫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설득이 통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권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권위가 잘 통하지 않으신다면 과감한 강요와 함께 과감한 보상도 좋습니다. 정말 시급한 학생의 경우, 부모와 매일 읽기 활동을 할 때마다 스티커 등을 주시고, 월말에 가족과 함께 하는 보상(예를 들면 놀이공원 가기)을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우선 매일(주말은 빼면 주 5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가르치는 부모님부터 각오를 하셔야합니다. 지금 가르치면 1년 안에 끝날 일을 나중에는 몇 년치 공과 돈을 쏟아 부어도 안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초등 3학년이 되면, 아이의 문해력이 심각해도 뭔가 긴 글을 읽어야할 것 같다는 부담감을 느끼십니다. 그러나 지금 이 아이들은 기초를 닦을 마지막 기회입니다. 아이들의 부담을 줄이고 읽기 방법을 깨우치도록 하기 위해서 그림책부터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대신, 초등학생이라면 그림책을 꼼꼼하게 읽어야합니다. 대강대강 넘기지 않고 모든 그림을 자세히 보면서 그림의 내용도 이해하도록 해야합니다. 장면이 넘어갈 때,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파악해야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다른 글에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아이에게 책의 내용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물어보시다가는 속이 터지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말할 수 있는 감상은 기껏해야 '재미있었다'. '또 읽고 싶다'의 유아 수준의 말 뿐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아이가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인물과 사건', '중심 내용'을 파악하는데 집중하세요.
문해력이 부족한 초등 중학년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정보 글보다 이야기 글을 읽고 답하기를 더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야기 글이 더 쉽지 않냐고요? 물론 아이에 따라 다르지만, 이야기글이 더 흥미가 높은 경향이 있죠. 여기서 제가 교과서라고 전제를 붙인 이유가 나옵니다. 초등 중학년 교과서의 정보 글은 상대적으로 이야기 글에 비해 짧고, 이해하기 쉬운 글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제 막 정보 글을 제대로 배우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반면,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 글은 정보 글보다 조금 더 호흡이 길고, 인물과 사건을 찾지 못하면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문제를 풀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 그림책을 읽으면서 인물과 사건을 찾는 연습, 특히 인물의 감정 변화, 사건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찾다 보면 다른 이야기 글을 읽을 때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도 읽기 힘든 아이라면, 교과서를 가장 우선시하셔야합니다. 교과서를 직접 읽고 내용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세요. 교과서가 실린 문제집을 풀어서 답을 외워버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것은 진정한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교과서가 아닌 글이 주어지는 시험에서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교과서에 실린 글을 직접 읽고 이해하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