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중학년과 함께하는 리터러시 교육
마지막 유형, 읽기를 좋아하고 잘 읽는 아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꼭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책 읽기도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잘해야'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책 읽기를 잘한다고 말하는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다양한 종류와 주제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때, 다른 교과 공부까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편독하거나 읽고도 내용을 정확하게 모른다면 잘하는 아이라고는 할 수 없지요.
만약에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면, 이 아이들 그대로 두기만 해도 꾸준히 잘합니다. ^^; 그래서 크게 고민하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없으실텐데요. 그래도 아이가 지금보다 더 잘 읽게 하고 싶어서 무엇을 해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 분들에게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책 읽기를 놓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공부' 때문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책을 읽고 있으니 답답해하시는 부모님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 적어도 못하게 하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학교 공부와 병행했으면 하는 분들은 수학 공부를 하자, 과학 공부를 하자라고 당연히 말하실 수 있어요. 다만, '지금 책 읽을 때가 아니잖니' 같은 말만은 하지 말아 주세요. 아이에게 생각보다 큰 타격을 주는 말이랍니다.
책 읽기를 잘하고, 아무리 즐겁게 읽는 아이라도, 점점 자신의 취향이 생겨납니다. 지금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자신의 독서 습관을 생각해보세요. 좋아하는 책의 종류가 있으시죠? 아이도 당연합니다. 편독을 '못하게 하라'는 솔직히 말이 안됩니다. 다만, 골고루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책에 노출 시켜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다양한 종류라 함은 다양한 주제의 책입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을 때 장기적으로 입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관심 없는 주제를 읽도록 하고 싶다면, 부모님이 같이 읽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서 같이 읽는다는 것은 같은 책을 따로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같이 읽자고 권하시고, 읽은 후에 아이에게 무엇을 묻기보다, 책의 내용에 대한 부모님의 생각을 먼저 나누어 주시면 좋습니다.
문해력이 좋은 아이라면 초등 중학년이라면 이제 비판적 문해력을 키울 때입니다. '비판적'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한 것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간단하게 말해서 이야기가 전달하고 싶은 주제를 파악하고, 그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심청전 이야기를 읽고, 비판적 문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심청전에서 부모님에 대한 극진한 '효'라는 이야기의 주제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심청이가 죽기를 바라셨을까?, 그것이 정말 효도일까 라는 생각을 나눠본다면, 아이가 이 이야기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정보 글을 읽을 때에는 정보의 사실 여부, 신뢰성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책에 나온 정보가 믿을만 할까? 무엇을 보고 알 수 있을까?' (참고문헌을 보거나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등의 생각을 해볼 수 있지요.
정보 글에 대한 비판적 문해력은 책보다는 온라인의 정보 글을 읽으며 연습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 글은 모두 사실일까? 어디서 찾은 정보가 믿을만 할까?'(지식in보다는 공식 홈페이지 같은 인증된 곳에서 정보를 찾는 것이 정확하겠죠) 등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매우 어렵습니다. 숙제로 자료 조사를 할 때 이런 비판적 생각을 하도록 하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