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이성을 처음 보았을 때 우리의 뇌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란 신경전달물질을 일시적으로 과하게 생성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빨개지며, 호흡이 가빠지게 되죠.
잠이 안오고,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예민해져서 작은 일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갑니다. 그 사람의 작은 관심이나 가벼운 인사에도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려 하루종일 안절부절하게 되지요.
하지만 호르몬의 과다 분출에 해마와 대뇌 피질이 어느정도 적응하게되면 조작적 조건화의 원칙에 따라 반응은 조금씩 무뎌지게 됩니다. 이 사람이 더 이상 새롭고 신선한 자극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즈음, 이를 통해 얻는 행복과 쾌감도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특이점에 도달한 순간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는 서로 다른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남자들은 도파민이 예전만큼 충분히 나오지 않게 되면 새로운 대상을 찾으려고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게임이나, 스포츠, 친구들과의 술자리, 혹은 새로운 이성일 수도 있지요.
반면 여자들은 무뎌진 관계의 안정성에 주목합니다. 새롭고 자극적이진 않지만 나를 불안하게 하지 않고, 편안하게 하는데서 장점을 찾는 거죠. 이때 뇌에서 나오는 것이 세로토닌입니다.
여자들이라고 왜 뉴페이스에게 눈이 가지 않겠습니까. 단지 모험보다는 안정을, 도파민의 자극적인 쾌감보다는 세로토닌이 주는 편안함을 선택할뿐입니다.
새로운 것보다 이미 소속된 관계를 더 소중히, 단단하게 하여 신뢰감과 행복을 찾으려 하는 것이죠.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질리는 순간은 오게 마련이고, 음악도 영화도, 관계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오래된 연인에게 익숙해지고, 짜증나고, 더 이상 설레거나 즐겁지 않다면, 그건 아마 상대방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는, 호르몬의 한계를 뛰어 넘어 여전히 나를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떠올리고 고마워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느샌가 좋은점은 당연해 보이고 단점들만 느껴질때, 아무리 얘기해도 고쳐지지 않아서 답답하고 짜증날때. 떠올려보세요.
자칫 익숙하고 지루해질수 있는 관계를 새롭게 느끼고 봐주려는 노력들을.
그 사람 역시 한때는 나를 이토록 설레고 가슴뛰게 만들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