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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과 의사 박종석 Feb 02. 2019

명절증후군을 피하는법

1. 아직도 명절때는 여자들만 일하는 집이 있다?

믿기 힘들지만 아직도 여자들만 음식하고 손님 맞고, 남자들은 티비보고 고스톱이나 치는 용감한 집들이 있습니다. 평소에 아내를 여왕처럼 떠받들고 살았다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런집 남자들은 명절이 지난 후 단단히 각오하셔야 합니다.

남자니까 음식을 못한다? 백종원을 보세요.

그래도 음식을 못한다? 전이라도 부치세요, 접시라도 나르세요.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특별히 못난 남편으로 찍히고 싶지 않으시다면 평소에 안하던 일이라도 이날만큼은 최선을 다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2. 시댁에 가는 문제로 갈등이 생긴다?

하루는 시댁/ 하루는 친정 혹은 설날은 시댁 / 추석은 친정

이렇게 공평하게 할게 아니라면 애초에 말을 꺼내지 마세요.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고 얼굴 뵙고 싶은 마음은 둘다 평등한 겁니다. 우리 부모님은 당신한테 얼마나 잘해주시는데, 일년에 한두번을 고생 못해? 이런 말을 하시려면 정말 큰 마음의 준비를 하고 하시는게 좋습니다.


3. 오랜만에 만나서 제발 돈문제는 꺼내지 말자.

명절은 1년 중 가장 예민한 시기중 하나입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였을 때 자연스럽게 집안의 재산분배얘기가 나올수도 있고, 사업상의 돈을 부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 날 돈 얘기가 긍정적으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멱살잡이나 안하면 다행이지요. 어차피 변호사를 불러다 공증을 받는것도 아니고 명절날 차례상 앞에서 어쩌고저쩌고 해봤자 감정낭비,시간낭비입니다.


4. 연휴는 쉬라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을 공경하고 조상을 모시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명절의 기본 취지는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서로 격려하고 정을 나누는 것이죠,

오랜만에 만날 손자, 아들, 조카에게 너 대학 어디갔니? 시집은 언제 갈거니? 너 취직은 언제 할거냐? 연봉이 얼마라고? 하면서 상처를 주는 날이 아니란 말입니다.

교통지옥을 뚫고 큰집에 모인것만 해도 다들 심신이 지쳐있습니다. 불경기에 입시에 다들 어렵고 피곤하고 예민한 상태에요.

잔소리를 할거면 일자리라도 알아봐주고 하세요.

시집가라고 무안줄거면 소개팅이라도 시켜주시구요.
가뜩이나 음식하느라 폭빌직전인 며느리들은 왜또 건드시나요. 연봉이 얼마냐? 모자르면 보태주실건가요? 존경은 꼰대들의 권리가 아니라 어른다운 어른에게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입니다.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가족에게 잔소리가 아닌 격려를.

자랑과 비교가 아닌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지친 마음에 다시 생채기를 내는 게 아니라 재충전을 위한 위로가 되줄 수 있는 그런 명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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