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우울하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가족? 시어머니? 회사 상사?
예쁘거나 부자인 친구?
아니다. 타인으로 인한 열등감이나 분노에는 한계가 있다.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건 의외로 나 자신이다. 과거 잘나갔을때 자신과 현재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왜 그남자와 결혼했을까 왜 대기업을 그만두고 중소기업에 왔을까, 스스로한 선택을 끊임없이 후회하며 괴롭힌다.
자책감은 타인에 대한 분노와는 달리 한계가 없다. 제한시간도 없이 질리지도 않고 같은생각을 반복한다. 그 사업에 손대면 안됬는데, 비트코인을 하면 안됬는데, 후회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바보바보하며 한숨만을 내쉬는게 버릇이된 사람은 늘 붙잡혀서 과거속에 산다.
오늘과 미래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발전과 역전의 기회는 보이지 않고 그저 내가 대체 왜 그랬지?만 수도없이 반복한다. 그 어떤 위로도 안되는걸 알면서도, 몇번의 실패로 이번생은 망했다. 이결혼은 끝났어. 이 사람은 나와 안맞아라고 단정한다.
존경하는 선배가 말했다. 우울의 반대말은 행복이 아니라 생동감이라고. 살아서 움직이고, 아주 조금씩이나마 매일 변하는것이야말로 우울에서 벗어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우리는 과거를 되돌릴수 없다. 사랑하는 이에게 준 상처와 모진말을 주워담을수 없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몇번이나 다짐하면서도 또 실수하고야마는 의지가 한없이 약한 인간을, 나는 매일 아침 화장실 거울에서 본다.
나는 아마 또 우울해지고 실패하고 좌절할것이다. 찌질하고 못난 말과 행동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를 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걸 안다. 열등감의 동굴속에서 지겹도록 무력했던 나는 자책이야말로 상대방과 나를 가장 아프게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내삶을 변화시킬수 있는건 로또같은 기적이나 운명같은 사랑이 아니라, 오분더 일찍 출근하고 십분더 운동하는 오늘에 대한 충실함이란것을.
왜 나는 사랑받지 못할까
왜 나는 성공하지 못했을까
더이상 이런 의문과 후회가 아닌, 하루가 이틀이 되고, 켜켜이 쌓은 노력이 가져다줄 기회와 인연에 감사하는 삶이야말로 우울을 이겨낼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