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을 키우다 보니,
이것저것 부족한 것 없이 해주게 된다.
그럴 때면 슬그머니 올라오는 생각
'너무 편하게 키우는 것은 아닐까?'
'버릇없고 돈을 우습게 알면 어떡하지?'
없이 살던 시절,
체육복이건 교복이건 운동화건
다시 사달라고 말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리저리 아끼면서 생활할 생각만 하던 나는
돈의 제약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옷의 제약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세살이의 제약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생명을 앞에 두고
항상 같은 고민만 되풀이한다.
그래,
아무렴,
부족하고 불편해서 인색한 것보다는
넉넉하고 불편 없이 자라는 것이 낫겠지.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것이 올바르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것을
그럴 때 이름 모를 슬픔이 밀려오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