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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넘게 걸렸다
내가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된 시간이 오기까지
우러러볼만한 외모
어떠한 것이든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었고
무엇이든 고쳐주던 뛰어난 손재주
학급 친구들이 탐낼만한 곤충채집을 할 수 있었고
내 평생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멋진 고무동력기도 날려볼 수도 있었다
아버지라 불리던 그 사람의 도움만으로...
눈이 내리던 추운 겨울 어느 날
잠시 어디 다녀오마고
나를 실외 스케이트장에 홀로 놓아두고
밤늦도록 나타나지 않던 그 사람..
나는 절대 그것 만은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기억의 올가미는 아직도 내 목에
들씌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