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를 저지르거나 불의를 당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나는 불의를 저지르기보다는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폴로스의 대화 / 플라톤의 고르기아스 中)
거대한 권력이 언론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할 때, 양심을 가지고 깨어있던 방송인들은 거대 독재와 횡포에 맞서려 했다. 기자가 권력가의 하수인이 되느니 차라리 붓을 놓아야 한다. 그것은 곧 양심이자 칼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현시대는 돈이 지배하는 배금주의의 성역, 물질만능주의의 전쟁터가 되어간다. 우리는 기자가 객관적인 사실을 취재하고 공정하게 대중들에게 사실을 알린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양심을 지키는 언론인들은 존재한다. 마치 일제 식민시절 쓰러져가는 망국의 혼돈 속에서 극소수의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바쳤듯.
여러분과 함께 했던 지난 3년여 시간 속에는 역사가 있었고, 또 삶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여러분의 눈과 귀가 되고, 심장이 되고 싶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지금 많이 어렵지만 추위와 어둠을 뚫고 꽃이 피듯이 여러분 마음속에도 곧 봄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4월 24일 뉴스데스크 여기서 모두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2009년 4월 24일 MBC 뉴스데스크 박혜진 아나운서 클로징멘트)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오랫동안 사용하는 언어'를 확인하면 된다. 사람의 인격, 품격과 가치는 그 사람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언행에서 자연스럽게 확인된다. 사람의 아름다움과 기품은 외모(外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말(言)에서 나온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를 알고 싶을 때, 마음속으로 조용하게 소리친다.
말하라 내가 그대를 볼 수 있도록.
참고 :
MBC 뉴스 2009년 4월 24일 클로징 멘트
https://imnews.imbc.com/replay/2009/nwdesk/article/2329756_305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