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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Apr 06. 2024

니체 해설서 / 박찬국 교수

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 /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과학문명의 눈부신 특혜를 받고 사는 이 시대에 다시금 인간 존재의 의의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철학자. 거대자본주의 기업들이 지배하는 시장 속에 몰개성화된 데이터로 전락해 버린 현대인들에게, 굴레를 벗어나 두 발로 당당히 서서 승리하는 존재로 거듭나기를 강조하는 괴짜 멘토. 그의 정확한 예언대로 100년이 지나서 다시금 주목받는 행간의 의미가 촌철살인과 같이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부활한다. 니체와 현대인. 그 사이에서 박찬국 교수가 통역의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니체의 명저를 모두 번역한 대가로 불리는 박찬국 교수의 니체 해설서 2권은 시중에 나온 그 어떠한 니체 관련 서적보다도 이해하기 쉽고 강력하다. 학창 시절 깊은 고민과 방황을 경험했던 그의 시간들이, 니체의 말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함과 상냥함으로 승화되었으리라. 일반인들이 흔히 오해하는 철학의 무자비한 난해함을 완전히 벗어나, 명료한 단어와 간결한 문장으로 니체의 사상을 총괄하는 의미를 알기 쉽도록 전달해 준다.


니체는 강건한 정신을 강함의 염세주의라고 일컬었습니다. 강함의 염세주의는 건강한 생명력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삶의 가혹함과 두려움을 찾아다니고, 우리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호적수로서 만나기를 원하는 도전적인 정신을 말합니다.


니체를 한번에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박찬국 교수의 책을 읽다 보면 이 보다 쉬운 철학사상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철학 강의라는 것은 이러한 차이가 있다. 어렵게 설명하면 끝이 없고, 쉽게 설명하면 이 보다 쉬운 인문학은 없다. 잘 아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니체의 오락가락하는 - 마치 연극적이기까지 한 문장들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비극의 탄생'은 세상 그 어느 족보에도 없었던 괴변 예술론이었던 것 같았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는 영원회귀의 순환논리를 가벼운 것으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무거운 것으로 느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였다. '안티 크리스트'에서는 오히려 기독교인들에게 사기라도 당한 듯한 조롱과 하소연이 눈살을 찌부리게 했으니까. 하지만, 그의 사상을 관통하는 결론은 간단하였다. 역시 주제는 인간이었고, 핵심은 의지였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그의 따스한 충고는, 인간이 이 땅과 이 시간과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단단하게 얽혀 있어서 그 속에서 살아가면서, 하나씩 스스로의 힘으로 역경을 헤쳐나가고 그 극복의 기쁨을 누리고 성장하는 행복을 추구하라는 것. 니체에게 있어서 대지는 중력을 거스르고 오롯하게 버티고자 하는 인간의 저항물이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시시각각 주어지는 고난과 고통, 심지어 질병과 통증까지도 우리가 끌어안고 극복의 대상으로 삼아 자기 극복의 기회로 삼아야 함에 당위성을 얻는다. 그러니, 그 대상을 니체는 사랑하라고 말한다. 


나는 건강보다도 병약함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덕을 입었다. 보다 높은 건강, 그것을 제거하지는 않는 모든 것에 의해서 보다 강해지는 것 같은 건강을 나는 이 병약함에 빚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나의 철학조차도 이 병약함에 빚지고 있다. 큰 고통이야말로 정신의 최후의 해방자이다 - 니체 -


그는 괴짜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따스한 멘토였다. 자책과 슬럼프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그의 따끔한 충고는 나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드높게 해 주며, 다시금 먼지를 털고 일어설 구실을 만들어준다. 


박찬국 교수의 명강의를 접하면서 나는 내 앞에 놓인 막연한 생에 대한 뚜렷한 힘을 얻는다. 이로써 나는 다시 니체의 명저들을 가볍고 기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시 읽을 준비가 되었다. 이것이 철학이었던가! 자 그렇다면 다시 한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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