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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

by Silverback

인간은 나약하다

그리하여 살면서 죄를 범한다


죄를 범하면

순간 부끄러움을 느끼고

고개를 떨구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이후에 동일한 죄를 범하기 어렵다

기억과 양심이 계속 그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한편,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

양심과 도덕이라는 센서가 끊어져서

범죄 이후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다니면서

태평하게 지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인생 50년 살고 보니,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

즉, 수오지심(羞惡之心)이 결여된 사람들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알게 된다.


어릴 때에는 몰랐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나니 뼈저리게 알게되었다.

스스로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일상이 잘 굴러간다고 느끼면서 사는 것이

이후 얼마나 불행한 일을 불러오는지를 말이다.


하물며!

범죄의 수치를 망각한 이에게

거울을 비추어 주지 않고,

잘못을 저지른 자를 모른채 하는 시대,

모두가 서로 무관심한 이 시대는

얼마나 더욱 비극적인가!


수치(羞恥)에 대한 센서를 끊어버리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물건을 훔치고 아무런 죄책 감 없이,

평온하게 발을 뻗고 잠을 자는 것은

진정,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특별하게 선택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바로, 악마로부터 말이다.


그것을 저주(詛呪)라 한다.


그러하니,

저주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깨어있을지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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