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회 출근하는 개와 전기세를 벌어보려는 인간의 공생
요즘 벤지는 바쁘다.
일주일에 세 번이나 출근을 한다.
올여름엔 전기세가 평소보다 40달러 정도 더 나왔다.
벤지가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에어컨 온도를 평소보다 1도쯤 낮춰놓았더니 그런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농담처럼 말했다.
“전기값은 네가 좀 벌어와야겠다?”
그랬더니, 정말 그렇게 해보겠다고 했다.
이후로 어쩌다 보니, 주 3일 출근이 벤지의 일상이 되었다.
벤지는 환자들이 많이 오는 시간에 원장실에 혼자 남겨지는 걸 유독 싫어한다.
진료하고 올 테니 좀 기다라고 있으라고 하면 잠깐 조용하다가 "으으응~"을 시작한다.
그래서 어시스턴트가 조용히 시킬 겸, 한동안 삶은 계란을 싸 와서 몇 번 나눠 주곤 했다.
그 계란의 유혹 때문인지, 벤지는 리셉션 공간에 머무르기를 고집하게 되었다.
언젠가 또 계란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인 것 같았다.
"으으응~"을 안 하고 얌전히 오래 앉아 있길래,
“그럼 그냥 거기 있어봐.”라고 했고,
그날부터 벤지는 본격적으로 리셉션 데스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벤지는 아침에 클리닉에 들어서면 잽싸게 리셉션 공간으로 간다.
리셉션 테이블 옆에 얌전히 딱 앉아 있다가,
환자가 들어오면 살짝 일어나 마중을 한다.
내원리스트에 싸인을 마친 환자들은 벤지를 보며 반가워하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악수를 건네기도 한다.
환자가 치료를 받으러 들어가면 벤지는 다시 얌전히 앉아 있다.
가끔 어떤 환자들은 벤지와 더 가까이 있기를 원한다.
어씨스턴트가 벤지를 풀어주면,
벤지는 얼른 대기실 소파에 올라가 환자 옆에 다정히 앉는다.
그리고 함께 사진도 찍는다.
나름 다양한 포즈를 취해가며, 꽤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준다.
나는 환자에게 “사진 같이 찍으실래요?” 하고 묻고,
벤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메시지로 보내주기도 한다.
환자가 만족해하면, 농담처럼 말한다.
“원달러~ 원달러~”
예전에 필리핀에 갔을 때, 뭘 좀 도와주면 현지인들이 늘 그렇게 말했다.
그때 기억이 떠올라 해보는 말이다.
그러면 서로 한 번 더 크게 웃는다.
퇴근 후 산책을 잠깐 하고 밥까지 먹고 나면, 벤지는 바로 곯아떨어진다.
벤지의 곤히 자는 얼굴을 들여다보면, 미소가 살짝 스쳐간다.
“진료는 내가 했는데, 환자는 네가 본 분위기네?” 하면
실눈을 뜨고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리셉션독이 얼마나 고단한지 몰라요?”
하여간 벤지는 요즘 전기값 하느라 무척 애쓰는 중이다.
이제 날씨도 선선해졌으니 전기세는 내려갈 텐데..
그건 당분간 비밀로 해둘 생각이다.
개를 대상으로 사기 치는 거냐고?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