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멈추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by 유나제이

부끄러움을 느끼고 수치스럽단 감정을 통하여 자기반성을 한다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읽고, 그에 대한 영화를 보면서 늘 궁금했다. 시인은 이리도 아름다운 시를 지어 우리에게 남겼는데 왜 스스로 부끄럽다 느꼈는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판결문에 기록된 윤동주의 모습에서 난 당당함을 보았다. 결코 부끄럽지 않아도 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의 궁금증은 무의미하단 걸 깨달았다.


시인 윤동주의 죄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 민족을 해방하고 독립국가를 건설하려 한 죄.

둘째, 조선인의 민족성을 향상하여 독립운동의 가능성을 키우려 한 죄.

셋째, 일본의 패전을 바라고 조선 독립을 결의한 죄.


판결문 마지막 장에는

"판시 사실은 피고인의 공술에 의하여 이를 인정한다." 라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그는 당당하게 자신의 죄를 인정함과 동시에 일본 법정에서 조선의 독립을 이야기하였다.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살아돌아올 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시대의 어려움 속에 자신의 무능함을 느끼며

부끄러워 했으나 단지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그저 자신이 해야할 일을,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그는 일본 법정에서 굽히지 않는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 나타낸 것이다.

윤동주의 시집 첫 장에는 '서시'가 적혀있다.

이 시의 제목을 이리 지은 이유를 처음 알았다. 대부분의 책들이 서문으로 시작하듯 자신의 시집을 처음을 '서시'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자신이 시를 짓고 이 책을 만들며 가진 의지를 스스로에게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법정에서도 자신이 지은 작품 속에서도 그는 당당히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그의 독립 선언의 의지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짐으로써 문학은 격렬한 피의 전투 못지 않은 종이에 씌여진 새겨진 정신적 투쟁으로 거듭난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감정의 깨달음으로 다시 한번 적어본다. 다시 읽히고 느껴진다. 문학의 무한한 감동 속에 시가 되살아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P.S.'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재방송 시청 후 감동과 깨달음이 더해져 몇 자 적어보았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아직 멀었나 보다. 시와 시인, 그리고 시대의 아픔까지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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