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멈추지 않는다

처음이라 해도 한없이 미안한 엄마

by 유나제이

여행 중 딸 아이가 콘크리트 구조물에 종아리를 다쳤다. 찰과상이었다. 심하게 긁히고 멍이들고 피가 나 어느 정도의 상처인지 깊이 들여다 볼 수 없는 상태였다.

다행히 토요일이어서 근처 의원에서 드레싱을 하고 처방약을 받아온 뒤, 서울로 돌아온 이틀뒤에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다. 피부과가 가까이에 없기도 했고, 단순히 넘어진 것으로 생각해서 피부과와 함께 하는 이비인후과로 간 것이다. 그곳에서 부분적으로 깊이 패인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상처부위가 마르지 않도록 약을 잘 발라주셨고 거의 매일 드레싱하러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2주가 다 되어가도 심하게 다친 부분은 고름이 나고, 새살이 돋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2주만에

정형외과에 갔다. 정형외과 선생님은 아이의 상처를 보자마자 저절로 살이 차오를 상처가 아니라며 안타까워 하셨다. 2주간 지켜본 엄마가 무안할까 싶어 말씀을 아끼시는 듯 했다. 꿰매면 금방 나을 상처인데 어쩌나 하시며 내 눈치를 살피시는 거 같아 물었다. 지금 꿰맬 수 있는지를 묻자마자 곧바로 그렇게 하는게 백번 좋을 거라 답하셨다.


결국 딸 아이의 찰과상은 2주의 시간을

흘려보낸 후에야 꿰매는 수술을 하게 되었다. 2주를 더 치료하고 지켜봐야했다. 처치가 늦어진 만큼 감염의 위험도 있어 더욱 조심해서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의 꿰매진 상처를 보면서 가슴이 아프고 참 많이 미안해졌다. 다치고 바로 정형외과에 가서 뼈가 부러진 건 아닌지 검사도 해 보고, 상처의 정도를 보다 면밀히 살펴주지 못한 엄마여서 참 미안했다. 그저 넘어지고 부딪힌 거라 안일하게 생각한 내 자신에 대한 깊은 후회가 거듭 밀려왔다.


아이에게 미안하단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의사 선생님 앞에서도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그냥 넘어져서 까진 상처라고만 생각했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아무말도 하지 말껄 그랬다는 후회했다.


엄마도 아이가 이제는 제법 컸다고 느슨해진걸까. 그냥 좀 넘어져 긁힌 상처일꺼라 내 마음대로 내 편한대로 생각해 버린 것만 같아 반성이 마구 밀려온다.


하지만 처음이라 미안하다 하기엔 난 14년째 엄마이다. 처음 겪는 상황이라 그랬다는 건 자기방어일뿐이다. 그래서 또 미안해진다.


엄마는 늘 깨어있어야 한다. 새롭게 다가올 아이의 상황에 유연하면서도 지혜로운 대처를 해 나가야하는 존재여야한다. 물론 모든 것에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 작은 소리 하나에도 집중한다면 도움이 필요한 중요한 순간을 놓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새삼 엄마라는 나의 또다른 이름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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