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금반지 이야기

기억 속에서 희미한

by 은림

주얼리와 보석을 책으로 먼저 접하고 환상을 가졌기 때문에 내가 가진 보석과 금은에 대한 선망은

동화 속의 개구리 왕자의 금공이나, 납치당한 연인을 만나러 가는 모험을 펼치는 청년 앞에 나타난 백조(? 요정, 여신?)가

반지가 가득한 보물함에서 연인의 반지 두 개를 고르게 해 준 것과

(정확히 맥락이나 왜 반지를 딱 두 개만 고르라고 했는지-난 전부를 원한다!!!-

요정의 보물함에 수천 개의 반지의 원래 주인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된 건지 등등)의 궁금증이 근원이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며 교훈처럼 가끔 떠올리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어떤 부부가 좋은 일을 해서 소원을 하나 이루어주는 금반지를 받았다.

부부는 밭을 달라고 빌까 하다가 이렇게 소원을 써버리기니 아깝다고 그냥 다음으로 미루고

부지런히 돌밭을 갈아 자기들의 밭을 가졌다.

다음엔 소가 있었으면 해서 빌까 하다가 열심히 일해서 소를 장만하고 또 소원을 미루었다.

집이 갖고 싶다고 빌까 하다가 역시 좀 더 일해서 집을 장만하고 반지에 소원을 빌지 않은 채

결국 부부는 잘 먹고 잘살다 늙어 죽었다.


반지의 정체를 모르는 자녀는 부모님이 아끼던 반지를 부모님과 함께 고이 묻어 주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소원반지는 어떤 소원도 이뤄주지 않았지만, 부부는 모든 소원을 직접 이루고 즐겁게 잘 먹고 잘살고

반지는 나쁜 일에도 쓰이지 않고(?!) 착한 자식들 손에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 이야기가 왜 좋은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좋다.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아름다운 소원 금반지를 하나 품고 계속계속 어떤 소원을 빌까 궁리하면서, 그리고 가능한 더 나은 소원을 빌고자(욕심이 무럭무럭) 미루고 미루고 직접 이루는 기쁨을 누리면서, 아차 싶을 때 든든한 소원반지 하나 (보험선전 같다;;;;) 이렇게 살고 싶다고, 아주 어릴 때부터 생각했던 거 같다.


그냥 당장 눈앞의 필요와 문제에 집중하고 해결하며 차근차근 삶을 살아나가는 방식도 좋았던 거 같다.

아 물론 0순위는 알라딘의 마술램프이고, 난 렘프가 아니라 보석산에 기꺼이 묻혀 죽고 싶었다.

나를 거기 영원히 가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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