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다. 아이들은 올해 6살과 9살로 아직도 손이 많이 간다. 남편은 평소 퇴근시간이 9시 이후고 토요일도 일을 하기 때문에 거의 독박 육아를 한다고 볼 수 있다.
활동적인 성향인 나는 운동을 좋아해서 주 3회 이상은 수영이나 헬스를 하고 주말엔 가족과 캠핑이나 여행을 가거나 친구, 지인과 만나는 등 각종 모임에 참석하며 시간을 보낸다. 게다가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 등의 sns를 활발히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작년까지는 유튜브도 했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매일 빼놓지 않고 하는 루틴이 있는데 그건 바로 '독서'이다.
나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권 정도 많으면 3권 정도 책을 읽는다. sns를 하다 보면 책을 많이 읽는 분들도 많고 1일 1 권하는 분도 있어 내 독서량이 그렇게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바쁜데 책은 언제 읽는 거야??"
"대체 책 읽을 시간이 어디서 나는 거야?"
라고 묻곤 한다.
나는 플래너를 사용하는 데 계획을 세울 때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떼어둔다. 보통 한가할 때, 여유 있을 때 책을 읽어야지.. 생각하지만,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책 읽을 여유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절대 안 올지도ㅎ) 그래서 책은 '시간 날 때' 읽는 게 아니라 '시간 내서'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 수 금은 새벽 6시에 수영을 간다. 그래서 수영을 가지 않는 새벽엔 책을 읽는다. 하루에 수업이 없는 날이 2시간이면 그중에 1시간은 수업 준비나 업무를 하고 나머지 1시간은 책을 읽으려고 한다. 업무가 길어지거나 상담 등 다른 일이 생기면 점심시간에 독서를 하는 등 하루에 적어도 20-30분은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전자책도 자주 보는 편이라 엘리베이터 기다릴 때나 병원 진료 대기 중에도 틈틈이 책을 읽는다.(틈새 독서가 은근 감질맛 난다.ㅎ)
평일엔 긴 시간 집중해서 읽지 못하지만 주말엔 긴 시간을 통으로 빼서 책을 읽는다. 특히 토요일 아침에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고(게임이나 티브이) 커피 한 잔 내리고 빵 먹으면서 책 읽는 시간이 내겐 가장 꿀 같은 시간이다. 평일에 거의 혼자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주말엔 남편이 아이들과 찐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책 한 권을 들고 커피숍을 가기도 한다. (이 시간도 꿀 같은 시간이다)
그렇게까지 책을 읽어야 하나? 그럼 언제 쉬나? 할지 모르겠지만 내겐 그 시간이 휴식이자 충전시간이다. 난 멍 때리는 게 어려울 정도로 하루에도 여러 가지 생각들을 잔뜩 이고 산다. 많은 생각과 고민, 계획들로 머리가 복잡할 때 책을 읽는 시간이 내겐 잠시 스위치를 꺼두는 시간이나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고민과 걱정 대신 기대와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여러 번 가진 후에는 평소와는 다른 생각을 하거나 안 보이던 게 보이기도 한다.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픈 약간의 용기도 얻기도 한다. 그 과정이 거듭되면서 내 삶이 조금 더 재밌어진달까? 그 맛에 중독되어 오늘도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요즘은 소설을 자주 읽는 중이다. 내 맘에 콕 박히는 그런 문장을 만나면 적어두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 오늘도 잠들기 전 소설 속 멋진 문장을 사냥하고 자야겠다. 어쩐지 멋진 꿈을 꿀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