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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Sep 28. 2023

추석 연휴에 읽기 좋은 소설 추천!!

연휴의 시작이다.

이번 연휴 길어서 가을방학을 맞이한 듯한 기분이 든다.

연휴에 독서는 못참지.ㅎ

명절 연휴에 읽기 좋은 소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들을 떠올려봤다.

밝은밤(최은영)

딱 2년 전, 이맘때 출간되어 추석 연휴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2년 전 추석 연휴에 동생과 말다툼을 하고 속상한 마음에 잠을 못 이룰 때 나를 위로해 줬던 소설이다.

나는 남동생의 관계가 각별한 편이다. 엄마의 부재를 대신해서 두 살 어린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고, 동생도 나를 잘 따라주었다. 그런 동생과 추석 연휴에 아빠 일로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속상서 많이 울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안 와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날 밤새 소설이 나를 위로해 줬다.


이 책은 증조할머니-할머니- 엄마- 나까지 4대에 걸친 여성의 이야기인데 상처로 가득한 삶과 그것을 이겨내는 우정과 연대의 힘, 가족 간의 애증을 최은영 작가 특유 섬세하면서도 담담한 문체로 애잔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때로는 나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과 상처를 주는 사람이 같은 사람일 때가 있다. 그 사람이 가족인 경우 마음이 더 아프다. 그 아픈 마음을 달래준 소설이었는데 이번 연휴에 다시 한번 읽고 싶어 진다.

(이번 연휴 동생네 가족이랑 놀러 가는데,,, 싸움금지.)


시선으로부터(정세랑)

몇 년 전 정말 핫했던 젊은 작가 정세랑 님을 알게되어 몇 편의 소설을 읽어봤지만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닌지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이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아.. 너무 좋다!!! 를 연발했다. 나에겐 정세랑 작가를 다시 보게 했던 작품이다.


이 책은 '심시선' 할머니가 죽은 지 10주년이 된 기념으로 그녀의 가족(아들, 딸, 사위,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하와이에 모여 특별한 시간을 보내면서 생기는 이야기이다. 생전에 하와이에 살았던 심시선 할머니를 기억하며 10년 만에 제사를 처음 지내는데 그 제사상엔 가장 특별한 것 한 가지씩을 올리기로 한다.  


<피프티 피플>을 써낸 작가답게 그 많은 심시선 집안사람 하나하나 애정이 안 담긴 인물이 없고 정세랑 작가 특유의 유머감각이 돋보이고 거기에 다양한 사회문제와 역사의식까지 담아낸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작품이다. 가족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환경 문제, 여성 문제, 혐오, 다문화까지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데 그걸 무겁지 않게 작가 특유의 발랄함으로 풀어가는 것도 매우 좋았다.

철저한 가부장 집안의 맏딸로 남아 선호사상 가득한 조부모와 함께 자란 는 심시선 할머니 댁의 모계 중심 가족관계가 몹시 부럽기도 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금이)

사람은 누구나 인생에서 크고 작은 고난이나 시련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그런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삶을 지속하게 하는 힘 저마다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그런 힘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을 소설, 바로 이금이 작가님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다.


이 작품은 1917년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먼 나라 하와이까지 시집온 사진 신부 버들, 송화, 홍주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이 당시에 하와이로 시집이라니.. 그것도 달랑 사진 한 장만 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떠난 타국 땅에서 그녀들을 기다린 것은 나이 많은 남편(ㅠㅠ)과 고된 노동, 낯선 환경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삶을 포기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고 개척하는데 그 과정이 정말 뭉클하고 감동적이다. 그리고 엄마의 삶,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홧병주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인물의 삶 속에 빠져들어 몰입하며 볼 수 있는 재미있으면서도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

내가 너무 여자, 엄마의 삶과 이야기에 치우친 소설을 추천한 것 같아 이번엔 아버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작품은 작년에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고 손꼽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제목에 아버지가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읽기를 주저했다. 내 유년 시절 아킬레스건은 '아빠'였다. 가장으로서 늘 무책임했고, 남은 가족을 늘 곤경에 빠뜨렸지만, 어린 시절 '아빠와 크레파스'를 부르다가도 아빠가 보고 싶어 울어버렸을 정도로 나는 아빠를 사랑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아빠에 대한 사랑은 갈수록 힘을 잃었고 미움이 크기는 커져만 갔다. 아마도 이 책은 나에게 아빠를 이해하라고 강요하거나, 못된 딸이라는 죄책감을 심어줄 것 같아 읽기를 주저했다. 그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이 작품은 전직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3일 동안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70년의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아버지가 살아온 질곡한 인생을 짐작하게 한다.


'나'는 평생 사회주의자로 살면서 제코가 석 자인데도 늘 남에게 뒤통수 맞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에게 아버지는 그저 세상 물정 모르는 촌뜨기이자 너무 근엄해서 우스꽝스러운 혁명가이다. 그러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을 통해 내가 모르던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아빠 역시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얼굴이 있으리라 어렴풋이 짐작하면서 아빠를 이해해 보려고 했다. 그러나 아빠를 아버지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바라보기에는 아직 나의 내공이 부족한 것 같기도 했다. 구런 나에게 이 소설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심어주기보다는 '사람은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는 말로 나를 위로해 줬다. 그 사정을 들여다보는 일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본다.



소설 이야기를 쓰다 보니 이번 연휴엔 소설을 읽지 않고 못 배길듯 하다.

이 중에 어떤 소설을 다시 꺼내어 읽어볼까 고민 중이다. 이번 긴 연휴 동안 가족을 생각하고 이해하고 또 위로받을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 따뜻한 연휴를 보내길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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