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by 슈퍼엄마

예전부터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시골로 내려가 앞마당에 깻잎, 상추를 심고, 수확한 채소를 마당에서 구운 고기와 함께 먹는 상상을 하면 마음이 꽉 찼다. 손주들이 할머니 집에 놀러 오면, 평상에 둘러앉아 수박을 나눠 먹고, 자전거 뒤에 태워 동네 한 바퀴 돌아주는 장면도 잔잔한 행복으로 다가왔다.

3년 전, 휴직을 계기로 ‘농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작은 밭 하나 빌려 봄에는 감자를 캐고, 여름에는 옥수수를 따고, 가을에는 고구마를 캤다. 사실 이 경험은 나보다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것이었다. 예상대로 아이들은 좋아했다.

그러나 정작 내 몸은 온통 쑤시고, 특히 고구마를 캐던 날은 장이 꼬이는 바람에 고통이 더했다. 남편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다”라고 말하며 걱정했고, 농사는 나랑 안 맞음을 몸소 실감했다.

2020년,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실내에만 있는 아이들이 안쓰러웠다. 주변에서 너도나도 캠핑을 할 때였다. 우리도 캠핑을 시작했다. 2년은 열심히 다녔고, 그 뒤로는 가끔 가는 정도였다. 처음엔 아침의 새소리와 밤의 불멍이 낭만적이라 느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내가 꿈이라고 여겼던 전원생활은,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 좋다고 해서 나도 좋을 거라 믿었던 막연한 환상이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 삶엔 해보지도 않고, 남이 좋다고 하면 내게도 좋을 거라 짐작만 하는 일들이 많다. 그리고 가끔은 그들의 꿈을 내 꿈처럼 착각하게 된다.

얼마 전, 졸업한 제자에게 연락이 왔다.

"벌써 고2야? 공부하느리 힘들겠다. 희망하는 과는 있어?"
“성적이 잘 나오면 무조건 의대 써야죠. 그게 제일 좋잖아요.”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누구에게 좋은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말을 삼켰다.

직업도 트렌드가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조 사하다 보면 건물주, 프로게이머, 유튜버 등 ‘대세’에 너도나도 동참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특히 요즘은 SNS에서 ‘이거 좋다더라’는 말에 취향과 가치관이 맞춰지는 기분이다.

나는 40대에 가까워져서 내 취향을 내가 원하는 삶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러니 아이들이 아직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다는 건 이해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나 자신을 알아가는 노력을 절대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캠핑 가서 노는 아이들 구경하며 책 읽는 게..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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