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이와 병원 검진 때문에 서울에 갔다. 생각보다 일정이 일찍 끝나 충동적으로 '키자니아나 갈까?' 해서 들렀는데, 하필 단체 예약이 많은 날이었다. 긴 대기 끝에 겨우 두 개 정도 체험하고 돌아와야 했다. 돈은 돈대로 쓰고 아이는 많이 아쉬워했다.
"다음 주에 오빠랑 한 번 더 가자."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키자니아에서 아이들이 체험하는 동안 부모는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라 혼자면 꽤 심심한데, 오늘은 친구 가족과 동행했다. 나와 달리 매우 계획적인 성향의 친구는 내가 키자니아에 즉흥적으로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결국 오늘은 친구의 철두철미한 계획을 따르기로 했다.
먼저 친구는 각종 카드와 쿠폰을 총동원해 이용권을 훨씬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몇 번이나 쿠폰 다운로드하고 이용권 입력하는 과정이 매우 번거로웠다. 하지만 덕분에 정말 저렴하게 이용권 응 구매했다.
주차를 할 때도 엘리베이터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동선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인 구역에 했다. 덕분에 오래 걷지 않을 수 있었다.
체험 순서를 미리 짜 두고 시간 맞추느라 우리는 꽤 많이 뛰어다녔다. 평소의 나라면 '적당히 하고 안되면 어쩔 수 없지 뭐~담에 또 오자~'라며 적당히 타협했을 텐데, 오늘은 달랐다. 덕분에 아이들은 무려 열 개 가까운 체험을 하며 제대로 놀았다.
대신 나는 정말 많이 피곤했지만, 아이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니 그걸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자니아는 3시에 끝났지만 친구는 사울까지 와서 그냥 가기는 좀 아쉽다며 롯데월드몰을 구경하자고 했다.
그곳에서 아이들 키즈카페에서 열심히 놀고 우리는 신나게 쇼핑을 했다. 미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지만 가격이 꽤 비쌌다. 하필 오늘 월급이 들어와 지갑이 두둑했던 탓에 마음에 드는 옷을 냉큼 집어 들었다.
친구는 마음에 드는 옷을 봐도 바로 온라인 몰 가격과 비교하고 할인 기능한 지를 알아보고 결국은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친구는 여행을 가도 지체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스타일이고, 나는 오전 하나, 오후 하나 정도의 큰 계획만 세우고 상황봐가며 여유 있게 다니는 편이다. 그리고 친구는 사전에 엄청난 검색을 통해 충분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지만 나는 일단 가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오늘 새벽 6시에 일어나 초등 아이 둘을 대동하여 7시 반에 서울로 향했는데..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9시 반이다. 워치를 보니 거의 2만 보 가까이 걸었고, 씻을 때 보니 다리기 퉁퉁 부어있었다.
오늘 J와 함께한 서울 당일치기 여행은 분명 알차고 재미있었지만, 솔직히 매번 이렇게는 못 다닐 것 같다.
나에게는 시간과 돈만큼이나, 체력과 나만의 속도도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