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영화관 나들이

by 슈퍼엄마

오랜만에 남편과 단둘이 영화를 봤다. 몇 년 만일까.
연휴에 시댁에 아이를 맡겨야 겨우 허락되는 영화관 데이트다.
함께 본 영화는 '왕과 사는 남자'였다.
요즘 장항준 감독과 배우들의 홍보 영상을 유튜브에서 자주 보았고, 원래 역사물을 좋아하기도 해서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입소문대로 영화는 재미있었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이 찔끔 나기도했다.


OTT가 워낙 잘 나오는 시대라 영화 산업이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한다. 나 역시 영화관에 오는 날이 손에 꼽힌다. 하지만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불이 서서히 꺼지는 순간의 긴장감은 여전히 특별하다. 영화를 보면서 팝콘과 오징어 구이에 맥주도 한 잔했다. 연애시절처럼 데이트하는 기분도 좀 났다.

집까지 나란히 걸어오는 길.
문득 깨달았다.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영화를 보러 가는 그 행위'가 더 설레고 좋았다는 걸.
집에 돌아오자 유튜브 알고리즘은 부지런히 관련 영상을 추천해 주었다. 나는 또 홀린 듯 빠져들어 아이들을 재우고 늦은 시간까지 단종과 영화 이야기를 탐닉했다.
명절에 영화를 한 편 보고 나니, 비로소 연휴를 제대로 즐긴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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